"필요없을 때만 비가 오네". 최하위 KIA를 이끌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서정환 감독이 또다시 푸념을 했다. 주말 SK와의 3연전에 마땅히 내보낼 투수가 없기 때문. 내심 준비해온 투수들이 2군에서 등판을 못했다. 이대진 정원 이동현 등은 2군에서 실전 점검을 앞두고 있다. 이대진은 후반기 복귀 후 또 피로 증세로 열흘간 일정으로 2군에 내려가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미들맨 정원은 팔꿈치 통증을 가라앉혔고 부진으로 큰 보탬이 되지 못했던 이동현도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2군에서 점검 피칭을 마치고 1군에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1주일 내내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는 통에 개점 휴업 상태다. 지난 11일 이후 2군은 4경기 연속 우천으로 연기됐다. 2군 경기장은 대부분 비에 취약해 전날 비가 오면 다음 날 경기를 못하기 일쑤다. 이들 3명의 복귀 예정 선수들도 빈둥빈둥(?) 놀았다. 이번 시즌 들어 KIA와 비는 상극이었다. 8개 팀 가운데 경기수(100경기)를 가장 많이 소화할 정도로 비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그나마 지난 주부터 우천 연기 경기가 많아졌지만 이미 최하위가 확정적인 상황. 절실히 비가 필요했던 6월과 7월에는 KIA가 가는 구장의 하늘은 쨍쨍했다. 그런데 때늦은 비가 또다시 KIA의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서 감독은 16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올해는 비하고는 인연이 없나 보다. 쉬고 싶을 때는 조용하더니 필요없을 때 내리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KIA는 지난해 수두룩한 우천 연기 경기의 혜택을 입어 막판 4강 티켓을 움켜쥘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그 비가 KIA를 두 번 죽이고 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