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까지 양 구단은 모기업의 동반 지원을 받는 형제 구단이었다. 모기업 이름에도 두 구단 명칭이 다 들어가 있다. 그러다 올해 현대쪽에 지원이 끊기면서 서먹해졌지만 아직도 이름에서는 '형제구단'이다. 현대 유니콘스와 KIA 타이거즈 이야기다. 그동안 두 구단은 트레이드 등을 통해 서로 전력을 보완하는 한편 치열하게 경쟁하는 사이였다. 지난해에는 나란히 4강에 올라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등 강호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올해는 두 구단이 '동반추락'하고 있는 형국이다. KIA는 서머리그에서는 '우승'이라는 목표와 함께 반짝 활약을 보이며 탈꼴찌를 향해 달려갔으나 최근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최근 5연패로 침몰하고 있다. 현대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머리그 우승은 물론 4강 재진입의 꿈을 꾸기도 했지만 이제는 가라앉고 있다. 최근 6연패로 4강행은 더욱 멀어지고 있다. 아직 4강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6위 롯데에는 2게임 차로 벌어졌다. 게다가 투타 엇박자에 선수들의 피로가 쌓이면서 집중력이 떨어져 치고 올라갈 힘이 부족하다. 7위와 8위로 굳혀져가고 있는 두 구단은 서서히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가고 있다. 8위 KIA는 마운드의 젊은 호랑이들을 조련하고 있다. 문현정과 이범석을 선발 투수로 투입하며 기량을 닦게 하고 있다. 올 시즌 투타에 걸쳐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시즌 농사를 그르쳤던 KIA는 내년 시즌에는 풍부한 자원으로 물량공세를 펼 태세다. 지난 6년간 1차 지명 신인을 뽑지 못한 탓에 주전 외 전력의 편차가 큰 현대도 신예들을 집중 기용하며 내년을 대비하고 있다. 와중에 대형 유격수감으로 인정받고 있는 기대주 황재균을 건지는 성과를 거뒀다. 고졸 2년차인 우타자 황재균은 지난 16일 한화전서 밀어쳐서 스리런 홈런을 날리는 등 최근 8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벌이고 있다. 양팀은 당장 연패를 끊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며 내년 시즌을 겨냥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때 형제구단으로 나란히 강호였던 KIA와 현대가 내년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물론 시즌 종료 후 인수처가 나와야 내년 시즌을 맞이할 수 있는 운명인 현대의 처지는 여전히 불변인 상태다. sun@osen.co.kr 김시진 현대 감독-서정환 KIA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