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유니콘스는 머니볼 이론의 예외?. 현대는 지난 16일까지 6연패에 빠져있다. 4위 그룹과의 승차는 7.5경기까지 벌어졌다. 어느덧 순위는 7위까지 내려갔고, 1승 거두기도 버거워졌다. 그런데 현대의 팀 데이터를 보면 타율 1위(.275)다. 혹자는 현대의 가장 많은 희생타(번트가 대부분) 숫자(100개)를 들어 이 때문에 득점력이 저하된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시진 현대 감독이 번트를 지시하는 이유는 기동력 부재 때문이다. 실제 현대의 공격 데이터 중 유일하게 도루(39개)만 하위권이다. 그렇다고 현대가 똑딱이 타선도 아니다. 팀 출루율은 1위(.350)이고 장타율은 SK에 이어 2위(.387)이다. 일견 머니볼 이론에 부합되는 팀인 것이다. 김시진 감독이 무리한 작전을 펴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정작 이기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일단 현대의 팀 평균자책점을 꼽을 수 있다. 4.39로 8개 구단 최하위다. 극심한 투타 불균형인데 이는 투고타저로 정반대이긴 하지만 삼성도 마찬가지다. 결국 야구는 투수 노름이란 말인가. 현대의 근본적 문제는 선발보다 특히 불펜에 있다. 캘러웨이가 시즌 아웃된 선발진은 김수경을 축으로 장원삼-전준호-황두성-정민태 등으로 구축됐고 이로 인해 불펜이 헐거워졌다. 여기다 마무리 박준수가 부진하고, 조용준은 부상 중이다. 2년차 신인 조용훈이 고군분투할 뿐이다. 실제로 6연패 대부분이 역전패였고, 불펜진이 무너진 데서 비롯됐다. 현대는 머니볼 이론이 상대적으로 경시하는 도루-클러치 능력-불펜진을 제외한 나머지 중요 요건을 거의 충족시키고 있는 팀이다. 그러나 정작 이 3가지가 안 되면서 무너지고 있다. 더불어 현대를 '투수왕국'으로 건설한 김시진 투수코치가 감독으로 부임하자마자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가 된 점도 미스터리에 가깝다. sgoi@osen.co.kr 현대의 '대도' 전준호가 빠른 발을 이용해 3루타를 만드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