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AZ 세이브 기록, 5년 만에 깨졌다
OSEN 기자
발행 2007.08.18 05: 43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이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김병현(28)의 자취는 남지 않게 됐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구단으로부터 방출대기 통보를 받은지 하룻 만에 5년간 보유했던 그의 구단 기록도 깨졌다. 애리조나 마무리 호세 발베르데는 지난 17일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마무리에 성공, 시즌 37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2002년 김병현이 세운 구단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36개)은 2위로 밀려났다. 지난 1998년 창단돼 역사가 일천한 애리조나이지만 김병현의 발자취는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1999년 빅리그에 발을 내딛은 뒤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히는 소방수로 성장한 김병현은 2000년 14세이브, 2001년 19세이브에 이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듬해 36세이브를 기록했다. 잠수함 투구폼에서 뿜어져나오는 위력적인 업슛과 뱀처럼 휘는 슬라이더에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맥을 못췄다. 지난 2000년 여름 주간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자체 선정한 미드시즌 올스타에서 김병현을 내셔널리그 최고 구원투수로 뽑았다. 트레버 호프만, 존 프랑코 등 당시만 해도 쟁쟁했던 마무리들이 김병현에 밀린 '대사건'이었다. 그러나 애리조나를 떠나면서 김병현은 시련을 겪고 있다. 보스턴과 콜로라도, 플로리다를 거쳐 이달초 애리조나에 재합류했지만 불과 12일 만에 씁쓸한 기억을 남기고 버림 받았다. 애리조나 구단은 지난 15일 플로리다전에 앞서 취재진에게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저니맨'이라는 표현으로 김병현의 복잡한 경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병현의 또 다른 기록인 체이스필드 최다 세이브 기록도 이미 경신됐다. 김병현의 뒤를 이어 애리조나 붙박이 마무리가 된 발베르데는 이날까지 통산 51세이브를 홈에서 챙겨 김병현의 49개를 올 시즌 넘어섰다. 애리조나는 김병현이 스타로 올라서는 데 발판이 된 곳이다. 그러나 다시 합류한 애리조나는 모든 면에서 김병현이 아는 '친정팀'이 아니었다. 그의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던 구단 기록도 하나 둘씩 주인이 바귀면서 한때 피닉스의 태양 만큼이나 강렬했던 김병현의 존재감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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