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포스트시즌의 치명적 약점 노출?. 4위 한화 이글스의 성적은 '정직'하다. 1~3위인 SK-두산-삼성엔 절대 열세(12승 27패 2무)지만 5~8위인 LG-롯데-현대-KIA(37승 18패)엔 초강세다. 그러나 막상 포스트시즌에 들어가면 상대전적은 거의 무의미해진다. 김인식 감독 부임 이래 지난 2년간 포스트시즌에 내리 진출한 한화는 류현진-정민철-세드릭 등 선발진이 두텁고, 경험많은 마무리 구대성이 받치고 있는데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타선을 갖추고 있다. 산전수전 경험한 김 감독의 존재는 플러스 알파다. 그러나 정작 한화의 경기를 포스트시즌에 오버랩시키면 심각한 문제점은 다른 데서 드러나는 양상이다. 1-9로 완패한 지난 17일 두산전은 그 일례라 할 만하다. 한화는 선발 최영필의 난조로 1회에만 5실점했는데 만약 포스트시즌이라면 이런 식의 투수운용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작 심각한 부분은 초반 대량실점이 아니라 대량 도루 허용이라 할 수 있다. 한화는 1회 투아웃 후 볼넷 출루한 두산 3번 고영민에게 내리 2,3루 도루를 내줬다. 이어 이대수까지 2루를 훔쳐 1회에만 3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한화는 4회 4실점할 때에도 민병헌에게 2루를 내줬다. 이후 두산이 워낙 크게 앞서 더 이상의 도루를 하지 않았지만 두산의 '발 야구'에 속수무책이었다. 이에 앞서 한화는 지난 10일 문학 SK전(1-5 패배)에선 6개의 도루를 내준 바 있다. 김 감독이 포수 심광호를 이도형으로 교체해 봤지만 허사였다. 6개 중 3개가 선발이 좌완인 세드릭이었을 때 나왔다. 다만 한화에 위안은 핵심 선발인 류현진-세드릭이 좌완이고, 정민철은 베테랑이란 점이다. 구대성 역시 베테랑이자 좌완이다. 그러나 SK-두산-삼성은 이를 뚫어낼 기동력을 정규시즌에서 보여주고 있다. 한화가 '3강'의 발을 얼마나 묶을 수 있을지가 잔여 시즌과 나아가 포스트시즌의 희비를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