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7000여 팬들 운집한 수원벌…꿈★은 이루어진다!’ 실로 장관이었다. 4강 신화 재현을 향한 대한민국의 첫 걸음은 스탠드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한여름밤의 끈끈한 무더위도 수원벌을 가득 채운 팬들의 열기를 누그러뜨릴 순 없었다. 18일 오후 8시 한국과 페루의 17세 이하 FIFA 세계 청소년월드컵 A조 경기가 열린 수원 종합운동장. 예의 붉은 물결은 아니었지만 “승리를 위하여~”란 흥겨운 응원가와 가슴 뜨거운 “대~한민국”의 함성은 여전했다. 킥오프 2시간 전부터 경기장에 입장하기 시작한 관중들은 스탠드를 조금씩 메우더니, 애국가가 울려 퍼질 즈음에는 어느새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가득 찼다. 다만 본부석 오른편 스탠드 한구석이 비어있는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이날 경기에 배당된 2만7000여장의 입장권은 일찌감치 모두 매진됐다. 암표상들까지 공공연히 활동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당초 티켓 판매율이 저조해 울상을 짓던 대회 조직위원회와 FIFA 관계자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2002 FIFA 한일월드컵에서 4강에 올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우리네 대표팀의 그것처럼 박경훈 감독의 청소년대표팀도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려는 듯 자신이 지닌 모든 기량과 힘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볐다. 더 이상 바랄 게 없었다. 물론 목표한 4강 달성을 위해 승패도 중요했지만 젊은 새싹다운 순수한 열정과 팬들의 성원이 어우러져 더욱 소중했던 흥겨운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축구가 있어, 축구로 인해 더욱 뜨거웠던 밤. 우리네 첫 걸음은 감동속에서 시작됐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