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왕국으로 불리웠던 KIA가 결국 10승 투수를 배출 못할 것 같다. 현재 KIA의 최다승 투수는 8승을 올린 사이드암 신용운(24). 이 가운데 7승은 미들맨으로 챙긴 것이다. 선발투수로 보직변경한 뒤 1승(7패)에 그쳤다. 후반기 미들맨으로 복귀했으나 구위 저하로 지난 18일 2군에 내려갔다. 사실상 시즌을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 복귀하더라도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없다고 본다면 10승은 요원하다. 신용운 다음의 최다승 투수는 6승을 올린 윤석민(21)이다. 이번 시즌 팀의 에이스임에도 15패를 당하고 있다. 윤석민이 앞으로 남은 등판에서 거의 전승을 올린다면 10승 투수가 될 수도 있겠지만 최근 윤석민의 구위가 떨어져 쉽지는 않을 듯. 팀 내 다승 3위 이대진이 5승을 거두고 있지만 남은 시즌 5승을 보태는 것은 불가능하다. KIA는 지난해 10승 투수는 무려 3명이었다. 현재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뛰고 있는 그레이싱어가 14승을 따냈고 김진우가 10승을 올렸다. 루키 한기주도 10승 고지를 밟았다. 한기주는 대부분 미들맨과 소방수로 승리를 따냈다. 그러나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그레이싱어는 일본으로 이적했다. 올해 들어 김진우는 구위 저하로 전열에 이탈했고 무단 잠적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한기주는 소방수로 이동했다. 이들의 공백을 메워야 되는 투수들이 모조리 부진했다. 에서튼 스코비 로드리게스 등 용병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토종투수들은 하나같이 부진이나 부상으로 나가 떨어졌다. 윤석민만이 나홀로 규정 이닝을 던지며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KIA는 올해 18명의 투수들이 선발등판했다. 그만큼 올해 KIA 선발진의 궤멸 상황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서정환 감독은 최근 들어 사실상 최하위가 확정되는 분위기로 흐르자 "역시 야구는 피칭게임이다. 부상과 부진 등 투수진이 무너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서 투수진 붕괴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는 말을 했다. 개막 전만 해도 투수왕국으로 다른 팀들의 부러운 시선을 한몸에 받았던 KIA. 그러나 단 한 명의 10승 투수도 없이 최하위의 깊고 깊은 수렁으로 빠져 들고 있다. sunny@osen.co.kr 신용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