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 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을까
OSEN 기자
발행 2007.08.20 09: 23

몸짱 스타 권상우가 요즘 매운 담배 연기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남이 피운 담배 연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니다. 자신이 뒤늦게 담배를 배우느라 애쓰는 중이다.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남들은 끊기에 바쁜 담배를 입에 물었다. 촬영이 한창인 김해곤 감독의 새 영화 ‘숙명’(MKDK 제작)에서 그는 조직폭력의 간부 철중 역을 맡았다. 열혈형사로 출연한 액션 누와르 ‘야수’에서 그가 목숨을 걸고 쫓았던 범죄 조직으로 몸을 옮겼다. 짝 달라붙은 올백 헤어스타일에 블랙 수트로 멋을 낸 철중에게 꼭 필요한 소품은 바로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담배 연기다. 권상우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대로 담배를 피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밑바닥 불량배와 다를게 없던 ‘야수’의 형사 역 때도 담배 연기를 마시지 않고 그냥 내뿜기만 했다. 속어로 하자면 입담배다. 검사 역 유지태와 호흡을 맞췄던 당시, 그의 연기에서 2% 아쉬웠던 부분이다. 송승헌 지성 김인권 박한별 등 초호화 캐스팅의 야심작 ‘숙명’에서는 두 번 실수를 되풀이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애연가 친구와 동료들에게 늘 담배를 끊으라고 눈총을 줬던 그가 담배를 배우느라 애썼던 이유다. 연기를 잘못 들이켜 기침을 해대는 등 무진 고생을 한 끝에 이제는 노숙하게 담배 피우는 장면을 찍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증언이다. 한국형 블록버스터 ‘역도산’에서 설경구는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역도산을 연기하기 위해 몸무게 20kg을 찌웠고 다음 영화 ‘공공의 적2’를 위해 이를 빼느라 애를 썼다. 권상우의 흡연도 이와 마찬가지로 연기를 향한 열정이다. 흡연이란 한번 발을 담그면 좀처럼 빼기 힘든 유혹의 늪이어서 그 어려움이 배우들의 고무줄 몸무게에 못지않다. ‘숙명’에는 권상우 외에도 송승헌 지성 김인권 박한별 등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새로운 한류스타로 부상중인 송승헌은 군 제대 후 첫 작품으로 이 영화를 택해 화제를 모았다. 한국영화 불후의 명작 ‘파이란’ 각본을 썼던 김 감독이 ‘연애 그 참을수 없는 가벼움’에 이어 두 번째로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의 뼈대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네 친구의 우정과 배신이다. 언뜻 곽경택 감독의 ‘친구’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숙명’에서의 두 축은 바로 권상우와 송승헌이 맡고 있다. ‘친구’의 유오성과 장동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로버트 드니로와 제임스 우즈가 보여줬던 명연기를 기대할만한 포진이다. 김 감독은 이 영화에서 친구의 우정이 갈리기 시작하면서 급성장하던 한 조직의 환상적인 팀워크에 균열이 가는 상황을 역동적으로 묘사했다. 여기에 힘을 더하는 게 잡초 같은 야성미의 송성헌과 서늘하게 각이 잡힌 절제미의 권상우가 보여주는 대결 구도다.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깜짝 놀랄 영화가 나올 것”이라고 김 감독이 호언장담하는 배경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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