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 김병현 '박찬호 선례' 따를까
OSEN 기자
발행 2007.08.21 07: 27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김병현(28)의 다음 선택은 무엇일까.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부터 방출대기(designated for assignment) 조치를 당한 김병현은 일단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오는 26일까지 애리조나는 그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아직 김병현 영입의사를 나타낸 팀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실적으로 트레이드가 어렵다고 판단할 때 공은 김병현에게 넘어오게 된다. 마이너리그 강등을 받아들이든가 이를 거부하고 FA를 선언하는 방안이다. 김병현 측은 이에 대해 모든 옵션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한때 마이너리그 행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미래가 불투명한 만큼 시간적 여유를 갖고 천천히 앞날을 설계할 작정이다.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김병현은 딜레마를 안게 된다.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투산 사이드와인더스(애리조나 산하 트리플A팀)에 합류할 경우 정작 운동을 오래 못할 수 있다. 마이너리그 시즌은 메이저리그와 달리 9월초면 끝난다. 투산의 경우 9월 2∼4일 새크라멘토와의 홈3연전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접게 된다. 이 경우 김병현은 본의 아니게 오프시즌을 일찍 맞을 수 있다. FA를 선언할 경우에는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잔여연봉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기 때문이다. 김병현의 8∼9월 급여는 약 80만 달러. 올해 연봉 250만 달러의 1/3 가량 된다. 애리조나 측의 처사를 감안하면 이 돈을 포기하고 새 구단을 알아보는게 속편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두 가지를 절충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부문에선 박찬호(34)가 선례를 제시했다. 올해 연봉 60만 달러인 박찬호는 지난 6월 뉴욕 메츠에서 방출대기 통보를 받은 뒤 일단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구단과 '조건 없는 방출'에 합의해 휴스턴에 새 둥지를 틀었다. 새로운 기회를 갖고 싶다는 박찬호의 뜻을 구단이 받아들인 경우다. 덕분에 박찬호는 금전적인 손해 없이 다른 구단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 휴스턴은 최저연봉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메츠가 지불하는 형식이다. 이 경우 에이전트의 능력이 중요하다. 김병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의 수완이 필요하다. 남은 연봉을 모두 확보한 상태에서 새 구단에서 9월말까지 활약하기 위해서는 에이전트의 협상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편 김병현은 앞날에 대한 걱정을 뒤로 미룬채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언제 어느 곳에서 공을 던질지 모르는 만큼 만반의 대비를 한다는 자세다. 현재 LA에 머물고 있는 김병현은 자신이 보유한 콘도 인근 UCLA대학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이틀에 한 번 꼴로 캐치볼과 웨이트 트레이닝, 불펜 피칭을 소화하며 다시 마운드에 올라설 날을 기다리고 있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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