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원, 박성화 감독이 두려운 이유는?
OSEN 기자
발행 2007.08.21 07: 53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 걸까?'.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22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첫 경기를 앞둔 박성화 올림픽호에선 뭔가 알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베어벡 전 감독 시절과는 확실히 달라 보인다. 예전엔 큰 소리로 떠드는 등 자유분방했던 선수들은 이제 목소리를 한껏 낮춰 이야기를 나눌 때 소곤소곤 귀엣말을 할 정도다. 크게 웃거나 떠드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박성화 감독 부임효과(?)다. 청소년대표팀을 자주 이끌어온 터라 어린 선수들은 아무래도 눈치를 더 많이 살피게 된다. 시간 엄수는 물론이고, 행동 하나하나까지 조심스럽다. 지난 20일 파주 NFC에서 진행된 올림픽대표팀 소집훈련. 박 감독을 특히 두려워하는 선수가 있었다. 우즈베키스탄전 선발 출전이 유력한 한동원(21, 성남)이다. 언론들은 한동원의 출전 전망을 거의 확실한 것으로 예상하지만 정작 선수 본인은 "뛸 수 있을지, 없을지 잘 모른다"고 굉장히 조심스런 반응을 보인다. 한동원은 이미 박 감독의 지도를 받은 적이 있다. 박성화 감독이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을 이끌던 지난 2004년 19세 이하 AFC 아시아선수권과 1년 뒤 20세 이하 카타르 FIFA 대회에 함께 출전했던 한동원은 대부분의 시간을 벤치에서 보냈다. 포지션도 달라져 더욱 두렵다. 베어벡 감독은 한동원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했으나 투톱 체제를 즐기는 박 감독은 그에게 포워드의 역할을 맡겼다. 한동원은 "빨리 적응하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한편 박 감독은 이날 훈련이 모두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며 가진 짧은 인터뷰에서 "한동원이 예전의 기억으로 인해 (나를)조금 무서워하는 것 같다"며 "한 번 면담을 해야겠다"고 웃었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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