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태왕사신기’가 영화 ‘디 워’의 신화를 재현할수 있을까. ‘태왕사신기’와 ‘디 워’는 여러 면에서 닮은 꼴이다. 먼저 사상 초유의 제작비를 들인 대작이라는 점에서 둘은 태생이 같다. ‘디 워’는 순수 제작비만 300억원을 들였고, ‘태왕사신기’는 이보다 많은 430억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흥행만을 노려서는 손익분기점조차 넘기기 힘든 규모다. ‘할리우드를 넘어 세계 시장을 노리겠다’는 ‘디 워’와 ‘꺼져가는 한류의 불씨를 살리자’는 ‘태왕사신기’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게되는 배경이다. 둘째 두 작품 모두 장인의 고집으로 담금질을 마쳤다. ‘디 워’는 충무로의 이단아로 불리는 심형래 감독이 6년여 고생 끝에 완성한 영화다. 거액의 투자 자본을 직접 발로 뛰어 금융, 기업계에서 유치했고, 한국형 CG를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 끝에 전작 ‘용가리’의 실패를 뒤집었다. 방송계의 대부 김종학 PD가 연출을 맡은 ‘태왕사신기’는 원조 한류스타 배용준의 등장으로 더 관심을 모았다. 영화 ‘스캔들’ 이후 배우 활동을 접고 있던 배용준은 말그대로 ‘태왕사신기’에 올인했다. ‘디 워’와 마찬가지로 제작기간이 계속 늘어나고 방송 시기가 늦춰진 것도 배용준이 작품의 완성도에 시비를 걸었던 때문이다. 결국 네 차례나 방송 일자를 미루다가 9월 10일 MBC를 통해 24회 분량으로 방송된다. 셋째 화려한 세트장 촬영과 최고 수준의 CG를 활용한 사실이다. ‘디 워’ 300억원, ‘태왕사신기’ 430억여원’의 제작비가 소요된 가장 큰 이유는 세계 수준의 CG를 도입했기 때문. ‘디 워’는 지난 주말까지 700만명 관객을 돌파해 그 성과를 맛봤고, ‘태왕사신기’도 일부 공개한 스틸 사진 등에서 기대 이상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형 대작들의 공통점은 철저하게 한국적인 소재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디 워’는 전래의 이무기와 용의 전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갔고, ‘태왕사신기’는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일대기를 담을 드라마다. 배용준 외에 문소리 최민수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출연진을 형성했다. 국내 무대를 벗어나 세계 시장을 노리고 제작된 ‘디 워’와 ‘태왕사신기’의 도전 정신이 어떤 결실을 맺게될 지에도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요즘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