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각 구단들이 중심 타자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한숨을 내뱉고 있다. 1승이 중요한 시점에서 주포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해 구단으로서는 답답한 노릇이다. ◆ 양준혁-이진영-안경현, '부상에 운다' 정규리그 2위를 노리는 삼성은 '최고참' 양준혁(38, 외야수)의 부상에 눈앞이 캄캄하다. 양준혁은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원정 경기에서 6-1로 앞선 4회 박진만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 때 홈에 들어오다 왼쪽 발목 인대에 늘어나는 부상을 입었다. 18,19일 경기에 결장한 양준혁은 당분간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선동렬 삼성 감독도 "팀 타선의 기둥이 빠진 것 같다"며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SK 이진영(27, 외야수)은 옆구리 부상으로 정규 시즌을 사실상 접은 상태. 이진영은 18일 광주 KIA전서 3회 상대 선발 이범석의 투구에 옆구리를 맞아 갈비뼈가 골절돼 3-4주 가량 결장할 전망이다. 시즌 타율 3할4푼7리(196타수 68안타) 7홈런 41타점 36득점을 기록 중인 이진영의 전력 이탈은 선두 SK의 고공 행진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19일 대전 한화전서 손가락 부상을 입은 두산 안경현(37, 내야수)도 결장이 불가피하다. 안경현은 7회 수비 도중 김수연의 타구를 잡으려다 오른손 중지가 골절됐다. 수술할 경우 회복까지 1개월 이상 걸리지만 본인이 수술 대신 재활을 택해 2주 가까이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시즌 성적보다 최고참으로서 팀 분위기를 이끌던 그가 전력에서 이탈해 두산 벤치는 씁쓸할 뿐. ◆ 이대호-브룸바-크루즈, '고개숙인 거포' 부상은 아니지만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는 선수들도 있다. 지난 시즌 타격 부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이대호는 시즌 타율 3할2푼7리(336타수 110안타) 22홈런 70타점 58득점을 기록 중이나 이번 달 들어 15경기에서 타율 2할2푼8리(57타수 13안타) 7타점 5득점에 그쳐 고개를 떨궜다. 7월 28일 사직 두산전서 시즌 22호 아치를 쏘아 올린 뒤 3주 이상 홈런 소식이 없다. 클리프 브룸바(33, 외야수)도 마찬가지.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랭크됐지만 최근 성적은 형편없다. 5경기서 타율 1할6푼7리 3안타에 불과하다. 심정수와 불꽃튀는 홈런 레이스를 벌이던 것은 아름다운 추억일 뿐. '크루즈 미사일'이라는 별명처럼 상대 투수들의 경계 대상 1순위로 꼽히던 한화의 제이콥 크루즈(34, 외야수)도 부진의 늪에 빠졌다. 아킬레스 건 부상을 안고 있는 크루즈는 이번 달 12경기서 타율 2할2푼9리 11안타 3타점 1득점으로 시즌 중반 위력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what@osen.co.kr 양준혁 이진영 안경현 크루즈 브룸바 이대호(왼쪽부터 시계방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