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케빈 타워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단장이 드디어 입장을 밝혔다. 몸값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에이스 제이크 피비(26)를 달래기 보다는 '무시 작전'을 펴기로 했다. 타워스는 22일(이하 한국시간) 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피비와 함께 하고 있어 행복하다. 적절한 시점이 되면 계약에 관해 얘기를 나눌 것"이라면서도 "지금 협상을 한다 해도 얻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헐값 봉사'에 입이 비죽 튀어나온 피비를 향해 '계약 조건을 준수하라'고 한 방 날린 셈이다. 지난 2005년 4년 1500만 달러에 재계약한 피비는 실력에 비해 몸값이 저평가된 대표적인 투수다. 최근 라이벌 카를로스 삼브라노(26. 시카고 컵스)가 최근 5년 9150만 달러의 대박 계약을 이끌어내자 그는 참고 참았던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했다. 그러나 계약은 엄연한 계약이다. 자신의 손으로 계약서에 사인한 탓에 그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아무 것도 없다. 구단 옵션이 걸려 있는 2009년까지는 군소리 없이 공을 던져야 한다. 태업을 할 경우 자신만 손해다. 결국 자기 몸값만 깎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더구나 여론도 불리한 편이다. 적지 않은 팬들은 '피비의 불평이 계속된다면 이번 겨울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라'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듯 타워스는 '당분간 재계약 협상은 없다'고 못박은 셈이다. 선견지명으로 에이스를 장기계약으로 묶은 덕에 향후 2년 더 그를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입장에서 지레 겁을 먹고 새로운 계약을 제시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샌디에이고는 운영을 잘 하기로 손꼽히는 구단 가운데 하나다. 빅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연봉총액 24위(5800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21일 현재 샌디에이고는 승률 5할3푼7리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3.5경기차로 쫓고 있다.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선 단독 선두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7월말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앞서 내야 보강을 위해 당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뛰던 이구치 타다히토 영입에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의 연봉 180만 달러가 부담이 돼 영입제의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구치는 결국 필라델피아로 이적한 뒤 펄펄 날고 있다. 이런 정황을 고려한다면 피비가 '대박'을 바라보기 위해선 2년 더 피땀나게 던지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자신의 가치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만 '삼브라노 이상'을 바랄 수 있기 때문이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