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가 선수 탓?…박경훈 감독 미스터리
OSEN 기자
발행 2007.08.22 10: 13

"교체 선수들이 제대로 못해줬다". 코스타리카전에서 0-2로 완패한 박경훈 한국 17세대표팀 감독의 소감이다. 사령탑의 공식 답변이라고 곧이 곧대로 믿기 어렵다. 지난 21일 오후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17세 월드컵 예선 2차전에서 진 한국은 2연패로 사실상 16강 진출이 어려운 지경에 놓였다. 체력 저하로 집중력이 떨어져 경기 막바지 2골을 내리 허용한 게 뼈아팠다. 허나 보다 충격적인 것은 따로 있었다. 박 감독이 공식 인터뷰장에서 "교체한 선수들이 못했다"고 밝힌 것. 선발 라인업을 짜고 적절한 시기에 몸상태가 좋은 선수를 투입해 감독 스스로가 의도한 방향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 바로 사령탑의 고유 권한인 용병술이다. 그런데 이날 "교체 선수들이 활약을 못해 어려웠다"며 패배 원인을 선수탓으로 돌리는 박 감독의 변명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은 것은 교체 선수들이 정말 실력이 없거나, 못해서라기 보다는 '못할 수도 있는' 선수들을 그냥 투입한 감독의 잘못이 더 크다. 설사 의도한 대로 선수들이 못한다 해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내가)전략을 잘못 짰다"고 답변해야 하는 게 사령탑의 도리다. 하지만 박 감독은 단 한 번도 '자신의 용병술'을 탓하지 않았다. 한편 윤빛가람은 믹스트존을 빠져나오며 "교체됐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교체는 감독이 결정하는 문제이지, 선수 본인이 불만이 있다고 해서 왈가왈부할 사안은 아니다. 박경훈 감독이든, 윤빛가람이든 좀 더 자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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