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술과 다양한 루트가 돋보인 박성화호’ 박성화호가 깔끔한 데뷔전을 치러냈다. K리그 부산아이파크 사령탑에 부임한지 불과 보름여만에 팀을 떠나 올림픽호의 지휘봉을 잡아 여론과 팬들의 질타를 받았던 박성화 감독도 이번 승리와 함께 한시름 놓게 됐다. 22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벡과의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첫 경기의 승리 키워드는 모두 두 가지. 다름아닌 빼어난 용병술과 공격루트의 다양화였다. 선수교체 미스로 어려움을 겪었던 17세 이하 청소년대표팀과는 달리, 올림픽호는 탁월한 용병술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반까지의 흐름은 좋지 못했다. 우즈벡의 강한 디펜스에 휘말려 좀처럼 루트를 개척하지 못하고 허덕이던 한국은 공세를 취하고도 오히려 전반 막바지 센터백 김진규가 자책골을 넣어 0-1로 끌려갔다. 갑자기 수렁에 빠져든 한국. 그러나 박성화 감독은 후반들어 선수교체에 성공함으로써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이상호였다. 현 올림픽호에서 가장 작은 신장(173cm)을 지녀 ‘숏다리'란 별명을 가진 이상호는 후반 6분 하태균과 교체투입됐다. 최전방 공격수 하태균의 배후를 책임지는 섀도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아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사방으로 움직여 우즈벡 수비수들의 진을 뺐다. 동점골도 이상호가 터뜨렸다. 후반 26분 김승용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절묘한 헤딩골로 연결한 것. 일단 균형을 이루자 자신감을 완전히 되찾은 한국은 후반 33분 끝내 이근호가 역전골을 넣어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다. 한층 다양화된 공격루트도 눈길을 끌었다. 사실 전반까지는 핌 베어벡 전 대표팀 감독과 비교해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생각없는 크로스-타깃맨의 헤딩-2선에서의 슈팅’이란 정형화된 공식으로 풀어가던 한국은 후반부터 측면뿐 아니라 중앙 침투에도 여러 차례 성공해 경기 흐름을 뒤집을 수 있었다. 수비수들이 어느새 상대 문전까지 올라와 중거리 슈팅을 날리는 모습도 자주 연출됐다. 디펜스들이 자신의 역할에만 묶여있지 않고 다양한 플레이를 추구한 게 원인이었다. 국가대표팀의 2007 아시안컵 부진에 이은 ‘막내’ 17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의 졸전으로 우울했던 축구팬들에게 희망을 보여준 올림픽호의 이번 우즈벡전은 그래서 더욱 의미있었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