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장기간 1위 저력은 '오뚝이 근성'
OSEN 기자
발행 2007.08.23 09: 21

후반기 한 때 7경기차 1위를 질주했어도 SK 사람들은 안심하지 않았다. "우승까지 언젠가 한 번은 고비가 올 것"이라 했다. 실제로 SK는 6월 20일 이후 창단 이래 최장기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순항만 한 것은 아니었다. 시즌 중 두어 차례 위기에 직면했다. 다 잡았던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놓쳐버린 2005시즌의 재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SK는 고비마다 '왜 SK가 1위인지'를 증명해 보였다. ■8월 22일 잠실 두산전 바로 전날 10점차로 대패(1-11)했다. 두산전 6연패였다. 최근 두산전 11경기 중 10경기를 졌다. 어느덧 두산과의 승차는 4.5경기로 좁혀졌다. 이 판에 에이스 레이번의 컨디션은 올라오지 않았다. 고육지책으로 김성근 감독은 송은범을 대리 선발로 냈다. 반면 두산은 제2선발 랜들을 올렸다. 여기다 남은 스케줄상, SK는 껄끄러운 삼성이나 4위 진입을 위해 필사적인 LG와 경기를 많이 남겨두고 있었다. 이 와중에 이진영마저 KIA전 사구로 입은 갈비뼈 골절로 전치 3~4주 진단을 받았다. 이 위기에서 팀을 건져올린 주역은 베테랑 타자들과 선발 송은범이었다. 나란히 2군에 다녀온 김재현은 1회 희생플라이로 결승타점을 올렸고, 박재홍은 5회 쐐기 2점홈런 포함 3타점을 기록했다. 포수 박경완도 1점홈런을 보탰다. SK는 두산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리고 6-4로 승리, 시즌 60승에 선착했다. 승패차 20도 수성하며 22경기나 남겨둔 시점에서 지난해 총 승수와 타이를 이뤘다. ■8월 5일 대구 삼성전 전날까지 3연패 중이었다. 이 사이 2위 두산은 전승으로 따라붙었다. 삼성 역시 서머리그 최고 승률로 따라붙고 있었다. 특히 3일엔 3루수 최정의 실책으로 끝내기 패배했고, 4일도 역전패를 당했다. 2위 그룹과 3.5경기차로 SK의 1위가 가장 위협받는 상황이지만 연이틀 총력전 탓에 선발 로테이션마저 펑크났다. 좌타선이 즐비한 삼성 상대로 잠수함 이한진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SK 타선은 1회초 4점을 뽑아줬다. 이후 마운드 열세를 노출하며 4-5 역전을 허용했지만 4번타자 이호준이 역전 2점홈런을 터뜨렸다. 투수 총투입을 불사한 김 감독은 조웅천의 아슬아슬 세이브 성공으로 기어코 8-6 승리를 얻었다. 이후 SK는 4연승을 달렸고, 다시 두산-삼성과의 승차를 벌렸다. ■6월 19일 사직 롯데전 SK의 시즌을 통틀어 최고의 모멘텀이었던 경기였다. 그 전 주 SK는 두산과의 주말 홈 2연전을 내리 패했다. 특히 17일 경기는 9회초 투아웃을 잡아놓고 동점을 내준 뒤 연장 역전패당했다. 때문에 1위 탈환에 실패한 SK는 두산과 1.5경기차 뒤진 2위로 내려앉았다. 당시 30승 25패 5무로 벌어놓은 승수도 거의 다 까먹은 형편이었다. 예년처럼 4,5월 반짝하다 여름부터 급추락하는 전철을 밟는 것 아닌가란 우려가 현실이 될 듯한 시점이었다. 여기다 19일 롯데는 에이스 손민한을 대기시켜 놓고 있었다. 반면 레이번-로마노-채병룡을 두산전에 소모한 SK는 땜질선발로 이영욱을 2군에서 올려야 했다. 그러나 SK는 이 경기를 3-0으로 승리했다. 이영욱은 6이닝 무실점 피칭을 해냈다. SK가 손민한 상대로 2003년 8월 25일 이래 근 4년만에 거둔 승리이기도 했다. 이 경기는 SK와 롯데의 분기점이 된 한판승부이기도 했다. 이 승리 이후 SK는 창단 이래 최고 기록인 11연승을 성공하며 1위를 탈환했다. 반면 롯데는 SK전 9연패에 빠지며 4강 전선에서 멀어져갔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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