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룡-김승규, '차기 이운재'는 바로 나!
OSEN 기자
발행 2007.08.23 12: 48

'정성룡-김승규, 차기 이운재는 누구?' 불과 이틀새 국내 축구팬들의 감성은 좌절에서 희망 모드로 급전환했다. 박경훈 감독이 이끈 17세 이하 한국 청소년대표팀이 코스타리카에 0-2로 완패, 캄캄했던 미래가 다음 날 올림픽팀의 우즈벡전 2-1 승리로 그나마 한줄기 빛을 발견한 것이다. 그러나 청소년대표팀이라고 해서 비관적인 것은 아니었다. 희망적인 부분도 분명 있었다. 든든한 수문장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21일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있은 코스타리카와의 FIFA 세계 청소년월드컵 A조 첫 경기에서 골키퍼 김승규(17, 울산현대)는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로 수많은 위기를 넘겼다. 비록 인저리타임을 포함해 종료 8분여를 남기고 두 번이나 실점했으나 대부분이 수비진의 집중력이 떨어져 발생한 문제들이었다. 이날 김승규의 안정된 방어력은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잉글랜드나 스페인 등 유럽 각 명문클럽에서 날아온 에이전트들도 "한국의 Kim(킴)이란 선수에 관심이 있다"는 말로 희망을 불어넣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호 정성룡(22, 포항스틸러스)의 방어력도 뛰어났다. 성인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리곤 하는 정성룡은 22일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벡과의 아시아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물샐틈없는 방어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전반 21분 라자노프의 날카로운 헤딩슛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옆쪽으로 쳐낸 장면은 전문가들의 찬사를 자아냈다. 이미 골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대단한 슈팅이었지만 정성룡은 긴 팔을 쭉 뻗으며 가까스로 막아냈다. 정성룡은 이날 한골을 내줬다. 전반 막바지 수비수 김진규가 볼의 흐름을 잘못 읽는 바람에 자책골을 허용한 것. 김진규가 발을 올리는 순간, 볼에 대한 시야가 가려져 어쩔 수 없었다. 올림픽호가 2-1로 역전에 성공한 이후에도 정성룡의 방어력은 줄어들지 않았다. 과감한 전진과 슬라이딩으로 우즈벡 공격수들의 얼을 빼놓았고, 팀 승리를 지켜냈다. 물론 이번 한 경기만을 놓고 모든 것을 평가하기엔 무리가 따르겠지만 분명 김승규나 정성룡 모두 최상의 방어를 펼쳤고, 실력도 출중했다. 승부차기가 아니라면 팬들의 눈에 잘 띄지도 않는 고독한 골키퍼. 이세연-변호영-김풍주-최인영-김병지-이운재의 뒤를 이어 한국 축구 골키퍼 계보는 과연 누가 이어갈 것인지,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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