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현지시간 9월 1일은 메이저리그 로스터가 25인에서 40인으로 늘어나는 날이다. 지치고 다친 선수가 속출할 시즌 마지막 달 가동 자원을 늘려 전력 공백을 막게 한다는 취지다. 유망주들에게 메이저리그의 맛을 보여준다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일부 구단은 이런 기회를 스스로 마다할 계획이다. 빅리그 로스터가 늘어나면 지출하는 연봉도 그만큼 많아지기 때문이다. '짠돌이 구단'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빅리그의 대표적인 스몰마켓 구단 탬파베이 데블레이스가 벌써부터 이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지역 신문 에 따르면 탬파베이는 9월 승격 선수를 최소한으로 줄일 예정이다. 투수진에서는 중간계투 2명 정도, 야수 중에서는 유틸리티 내야수 한 명만 승격시키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그럴 듯하다. 조 매든 감독은 "그리 많은 선수가 필요하지 않다. 이미 경험이 필요한 젊은 선수를 상당수 보유한 데다 우승 후보들을 상대로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속사정은 결국 돈문제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미 알려졌듯 탬파베이는 빅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연봉총액 꼴찌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한 명 몸값에도 못미치는 2412만 4200 달러만 지출하고 있다. 로드리게스의 올해 연봉은 2800만 달러에 육박한다. 메이저리그의 사치세와 매출공유제도 덕분에 다른 구단들로부터 돈을 받아 운영하는 구단 현실을 감안하면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문제는 한국 선수들에게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40인 로스터에 포함돼 마이너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고 있는 류제국(24)이 빅리그의 부름을 못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승격 명단에 포함될 수도 있겠지만 운이 없을 경우 다른 선수에게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아직까지는 확정된 방침이 아닌 만큼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탬파베이는 이와 함께 선발요원 한 명을 불러올려 9월 선발로테이션을 6명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2명의 영건인 스캇 캐즈미어와 제임스 실즈에게 충분한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서인데 구단은 6선발 후보로 이미 빅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를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서재응과 J.P. 하웰 류제국이 후보로 여겨진다. 그러나 신문은 준비가 됐다고 판단될 경우 제프 니맨, 미치 탤봇 같은 최고 유망주들이 호출을 받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서재응이 시즌 내에 빅리그에 다시 올라서려면 구단이 서재응의 계약을 다시 사들여야 하는데 탬파베이가 이런 수순을 밟을지는 미지수다. 빅리그에 한국 선수들이 전무한 상황에서 팬들은 9월을 기다리고 있다. 서재응과 류제국이 동시에 부름을 받을지, 아니면 한 명만 호출의 기쁨을 누릴지, 이도 저도 아니면 돈없는 구단에 소속된 '죄'로 둘 다 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마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