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투지와 집중력으로 역전승
OSEN 기자
발행 2007.08.24 22: 01

'16강 간다! 빛난 투지와 집중력!'. 우리네 어린 선수들의 의욕과 집념은 충분했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다. 기본기에서 실력차는 드러냈지만 모든 투혼과 집중력을 120% 쏟아냈다. 이기면 '와일드카드'를 얻어 16강에 오를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안았던 경기. 한국이 토고를 2-1로 꺾고, 희망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24일 오후 8시 울산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7세 이하 FIFA 세계 청소년월드컵 A조 최종전. 역전승이었기에 더 짜릿했다. 모처럼 대형 태극기까지 동원해 열띤 응원전을 펼친 붉은악마와 축구팬들도 수원벌에서의 모습과는 달리 만족스런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투지가 빛났다. 굳은 표정으로 피치에 들어선 선수들은 한수위의 기량을 지닌 토고에 맞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다. 졸전 끝에 힘없이 무너진 페루, 코스타리카와 예선 1, 2차전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거친 토고 선수들과 몸싸움에서 지지 않고 과감한 움직임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전술도 한층 다양해졌다. 좌우 측면뿐 아니라 중앙 침투패스도 활발히 이뤄져 박진감이 넘쳤다. 전반 19분 아타코라에게 중거리포를 얻어맞고 첫 골을 허용한 뒤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전반 종료 직전엔 설재문이 멋진 동점골까지 작렬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이 기록한 공식 1호골. 후반전은 한국의 일방적인 페이스로 전개됐다. 배천석과 김정현을 투입해 전술 변화를 이끌어낸 한국은 토고를 끊임없이 몰아붙였고, 후반 25분엔 '위협 1순위' 아야오를 퇴장시키는 지능적인 모습도 보였다. 선수들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자신이 지닌 체력 이상으로 그라운드를 내달렸다. 다리에 쥐가 나오는 선수도 속출했지만 개의치 않고 뛰고, 또 뛰었다. 그리고 종료 10분 전 그 결실이 맺혔다. 거침없는 입심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던 윤빛가람이 역전골의 주인공이었다. 아주 깔끔한 득점포. 측면에서 낮게 날아든 크로스를 감각적인 슈팅으로 마무리지었다. 마치 2002 한일월드컵 첫 경기 폴란드전에서 보인 황선홍의 골 장면을 재현한 듯했다. 그간의 서러움과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낸 명승부. 울산벌은 우리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 소중한 이름이었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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