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LG가 결정적일 때 SK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 24일 대역전패(5-13)로 상대 전적은 3승 10패가 돼버렸다. 어느덧 SK전 5연패다. 더 큰 난관은 아직도 SK전 맞대결이 5경기나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LG가 4강 진입에 실패한다면 SK전을 망쳐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의 SK전 약세는 두산전(7승 9패 1무)의 그것과도 맥을 같이 한다. 득점 응집력이나 불펜 등 확연히 드러나는 사실 외에 이 두 팀이 LG를 '호구'잡은 이유는 약점을 사정없이 할퀴어대기 때문이다. 바로 LG의 외야다. 좌익수 박용택-중견수 이대형-우익수 발데스로 구성된 LG 외야진은 거의 치명적이라 할 정도로 어깨가 약하다. 그리고 SK와 두산 타자들은 이 틈을 후벼 파고 있는 것이다. 두 팀은 자신들의 발과 LG 외야진의 '유리 어깨'란 2중의 조건을 십분 활용, 안타를 2루타로 만들어버리고 있다. 또 주자 2루에 두고, 단타는 무조건 득점이다. LG가 3-0 리드를 잡고도 대패로 끝난 24일 SK전은 그 본보기나 다름없었다. 반면 두산 민병헌이나 SK 김강민은 폭넓은 수비 범위와 송구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나머지 외야수들의 수비 능력도 최소한 LG 발데스보단 낫다. 또 LG의 팀 도루가 많지만 사실상 이대형(46도루) 한 명에게 쏠려있다. 나머지 선수들은 기동력 야구가 거의 안 되는 팀이다. 이는 LG가 올 시즌 KIA(11승 4패)나 현대(10승 6패 1무)에 유독 강했던 이유와도 부합한다. 두 팀은 기동력 야구가 가장 안 되는 팀이었다. LG 외야진의 약점을 후벼 팔 자원이 없었던 것이다. LG의 더 큰 고민은 이를 알아도 대체할 수 없는 점일 것이다. 박용택-이대형-발데스 없는 타순을 상상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 조합으로 SK, 두산의 발을 묶으려면 투수가 안타를 맞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sgoi@osen.co.kr LG-SK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