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소녀' 김주희,“얼짱보다는 복서로 남고파”
OSEN 기자
발행 2007.08.25 10: 03

“힘겨운 전지훈련이 큰 도움이 됐어요”. 하얀 피부에 가지런한 이가 드러나는 미소를 가진 예쁜 소녀. 하지만 사각 링에만 들어서면 매서워진다. ‘얼짱 복서’ 김주희(21, 스프리스 체육관)의 얘기다. 김주희는 지난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WBA(세계복싱협회) 라이트플라이급 타이틀전에서 사쿠라다 유키(39, 일본)를 7회 1분17초 만에 TKO로 꺾었다. 통산 11승 1무 1패의 화려한 전적. 이날 승리는 김주희에게 대단히 의미있었다. 1년 3개월 만의 링 복귀전이자 발 부상 후유증에서 완전히 탈출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김주희는 전화 인터뷰에서 “이젠 아무렇지도 않아요. 별로 맞지도 않았어요. 아프지도 않은 게임은 이번이 처음이에요”라며 웃음을 터뜨린다. 그래도 이런 밝은 웃음 뒤엔 남모를 아픔이 있었다. 작년 4월 IFBA(국제여자복싱협회) 주니어 플라이급 챔프였던 김주희는 4번째 방어전을 준비하던 작년 11월 오른쪽 엄지발톱이 빠지면서 불안감에 휩싸였다. 본래 악바리같은 성미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훈련에만 매진했는데 그게 화근이었다. 그냥 방치했다가 뼛속까지 고름이 들어차 수술을 받고, 4개월이나 깁스를 해야 했다. “정말 죽고 싶었어요. 하소연할 데도 없고, 너무 괴로웠어요. 부상이 있을 때 곧장 알리고 조치를 받았어야 했는데…. 뼈까지 잘라냈으니 제가 어리석었어요”. 김주희의 매니저 역할을 도맡는 스프리스 체육관의 정문호 관장도 “옆에서 (김)주희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그때의 괴로움을 털어놓았다. 그래도 역시 김주희였다. 올 4월 깁스를 풀자마자 스파링과 지옥같은 전지훈련에 매진했다. 강원도와 대전 등 국내뿐 아니라 필리핀까지 전훈을 다녀왔다. 스파링만 300여 라운드에 달했다. “관장님이 모든 스케줄을 정리해줬어요. 국내외를 오가며 정말 죽을 힘을 다했어요. 기량이 한창 물이 올랐을 때 발가락 부상을 입은터라 더욱 열심히 했죠”. 지옥같은 훈련의 결실은 금방 맺었다. WBA 라이트 플라이급 타이틀을 쟁취하며 김주희는 해냈다. 당초 IFBA와 통합 타이틀전을 원했으나 IFBA의 반대로 지난 7월 20일 타이틀까지 반납하는 배수의 진을 쳤기에 더 감격스러웠다. 사실 김주희는 100퍼센트 완쾌된 상황은 아니다. 오른쪽 발가락은 좋아졌지만 양쪽 발목 인대가 모두 늘어났다. 특히 오른 발목의 바깥쪽 인대가 약 15cm 늘어났다는 게 정 관장의 귀띔. “발가락이 아파 운동할 때 바깥쪽으로 발을 디뎠어요. 의사 선생님이 크게 무리했다고 나무랐지만 너무 행복하답니다”. 조만간 김주희는 인대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한 달 내로 스케줄을 잡고, 빠른 시일 내에 치료할 생각이다. 복서로서 생명을 30대 중반까지 바라보고 있기에 이번엔 철저히 치료할 계획이다. “관장님이 스케줄이 잡히는 대로 수술하자고 권유했어요. 그래야 선수 생명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면서요. 참, 이 사실은 꼭 넣어주세요. WBA 타이틀은 제가 처음이랍니다”. yoshike3@osen.co.kr 스프리스 거인 체육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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