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최불암, "거짓말 하는 사회는 안된다, 하지만"
OSEN 기자
발행 2007.08.25 10: 55

"인기, 돈이 많다고 해서 법을 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인일수록 더욱 조심하고 희생하는 정신이 필요하다."(이순재) "마음 고생이 심한 후배들을 보면 안타깝다. 하지만 거짓말 하는 사회는 안 된다."(최불암) 우리 나라 연예계를 대표하는 두 원로 배우 이순재 씨(72)와 최불암 씨(67)가 최근 학력위조, 음주운전, 거짓말 방송 등으로 진실성이 흔들리고 있는 연예계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방송의 재미를 위해서는 없던 것을 있는 사실인냥 거짓으로 만들어내는 것쯤은 애교이고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는 예삿일이며 학벌위주사회의 병폐를 반영하듯 학력위조 사건이 줄줄이 터지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두 원로 배우는 무조건 파헤치기식 접근을 피하고 시끄러운 연예계를 정리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얼마 전 개그우먼 이영자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경제야 놀자’에 출연해 가짜 반지 소동으로 논란을 빚었다. 그러자 이영자는 홈페이지 게시판에 “방송을 더 재미있게 만들려는 욕심에 과장되게 표현을 했다”며 사과문을 게시했다. 또 슈퍼주니어의 이특 역시 방송 중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에게 미니홈피로 일촌신청을 했다 거절당했던 사연을 과장해 전했다가 예상 외로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김연아 씨를 돋보이게 하려고 방송 중에 이야기 했던 것이 의도와는 달리 커져서 김연아 씨는 물론 김연아 씨를 사랑하시는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스럽다"고 공식 사과를 한 바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MBC 신동진 아나운서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진행을 맡고 있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자숙의 시간을 갖고 있으며 최근에는 장미희, 강석, 최수종, 주영훈, 이경영 등 일부 연예인들이 자의든 타의든 학력위조 논란에 휘말리면서 진통을 앓고 있다. 또 케이블 방송 tvN의 '리얼스토리 묘'는 '20일 동안 철도공안수사대와 잠복수사를 통해 성추행범을 검거한 현장기록'이라는 보도와는 달리 재연을 통해 화면을 구성한 사실이 드러나 거짓 조작 방송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물론 최근 이 같은 일련의 사례들이 연예계에만 국한된 사안도 아니고 모든 연예인들이 다 그렇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극히 일부 연예인들의 안일한 행동이 대중에게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냥 간과할 사안은 분명 아니다. 한 순간의 실수라고 덮어두기에는 공인으로서의 책임도 크고 대중의 기대와 실망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대중의 사랑을 통해 부와 명예를 얻는 직업이니만큼 잘못에 대한 대중의 냉정한 평가와 외면, 질타도 겸허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물론 방송 중 거짓말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한 것이었고 학력 위조가 컴퓨터에 무지한 탓, 잘못 기재돼있는 포털사이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탓이라고 변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방송 중 거짓말은 프로그램의 재미 유도뿐만 아니라 자신의 입담 역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실제 학력이 고졸인데 중졸이나 초졸로 오히려 깎여서 기재됐다 하더라도 지금처럼 수정을 요청하지 않고 그대로 방관하고 있었을지 역시 의문스럽다. 그러나 언제까지 마녀사냥 하듯 연예인들만 질타하고 있을 수는 없다. 잘못한 것은 당연히 꾸지람을 받아야하지만 이제는 커질 대로 커진 지금의 상황을 정리하고 도덕불감증이 만연하게 된 원인과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더이상 이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규범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에서부터 국민의식의 변화까지 다양한 접근이 필요할 때이다. hellow082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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