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 단지가 보물 단지로 탈바꿈하는 것일까. 타격 부진으로 코칭스태프를 애태웠던 롯데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페레즈(38, 외야수)의 최근 타격감이 예사롭지 않다. 페레즈는 최근 5경기서 타율 4할(20타수 8안타) 3홈런 6타점 5득점으로 부진에서 벗어나는 조짐을 보였다. 특히 홈런이 눈에 띄게 늘어난 형상. 올 시즌 4개의 홈런 가운데 최근 5경기에서만 3개를 터트렸다. 홈런의 영양가도 높은 편이다. 지난 19일 사직 현대전서 1-2로 뒤진 4회말 공격 때 상대 선발 정민태에게서 좌월 솔로 아치(비거리 115m)를 뽑아내며 4-2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24일 사직 한화전 0-4로 뒤진 8회 무사 2,3루서 세 번째 투수 안영명을 상대로 좌월 3점 홈런(비거리 120m)을 터트린 뒤 25일 경기서도 2회 선발 정민철을 맞아 볼 카운트 1-0에서 좌측 펜스를 넘는 1점 홈런(비거리 100m)을 쏘아 올렸다. 강병철 롯데 감독도 페레즈의 상승세에 만족하는 모습. 강 감독은 25일 사직 한화전이 끝난 뒤 인터뷰를 통해 "지난 경기부터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그래서 오늘 경기에 중심 타선에 배치시켰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시즌 4호 솔로 홈런을 터트린 페레즈는 "승리에 보탬이 되는 홈런을 날려 기쁘다. 팀의 4강 진출을 위해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타순 강등에 이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수모도 면치 못했던 페레즈의 부진 탈출 조짐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분명한 건 반가운 소식이라는 것. 그동안 이대호와 함께 중심 타선을 책임질 타자가 없어 고심하던 롯데로서는 페레즈의 활약에 그저 기쁠 뿐. 페레즈가 이대호와 함께 거포 듀오를 이루며 꺼져 가는 4강 불씨를 되살릴 주연으로 나설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