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감독을 감동시킨 장문의 편지'. 한국 청소년대표팀의 윤석영(17, 광양제철고)이 A4 용지 한 장 분량의 장문 편지로 박경훈 감독을 감동시킨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17세 이하 FIFA 세계 청소년월드컵에 출전중인 박 감독은 지난 25일 취재진을 만나 “윤석영이 토고전(24일)을 하루 앞두고, 편지를 보내왔다”면서 “구구절절한 내용에 너무 감동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이 전한 편지의 내용은 이렇다. 앞선 페루와 코스타리카전 당시 갑작스런 장염으로 컨디션이 추락하는 바람에 출전하지 못한 윤석영이 “2년간 동료들과 함께 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며 “단, 1분이라도 좋으니 출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 것. 편지에서 윤석영은 “제대로 된 대표팀 선수라면 제 몸부터 철저히 관리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송구스럽다”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경기에 나서 능력을 꼭 발휘하고 싶다”고 했다. 이미 2연패로 16강 자력 진출은 물거품됐지만 토고전 승리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실낱같은 ‘와일드카드’나마 쟁취하기 위해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했던 박 감독도 다부진 결의에 가득찬 윤석영의 출전을 허락할 수 밖에 없었다. 이날 토고전에서 박 감독의 믿음은 적중했다. 본래 오른쪽 풀백을 맡던 윤석영은 전반까지 왼쪽 미드필더로 눈부신 돌파력을 선보였고, 후반부터는 자신의 포지션으로 돌아가 디펜스를 안정시키고, 공수를 연결하는 임무에 충실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결국 한국 청소년대표팀에게 돌아온 결과는 2-1 짜릿한 역전승. 박 감독은 “윤석영은 늘 자신감에 넘쳐있는 선수”라고 칭찬한 뒤 “이런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지난 2년의 준비 과정은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