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 뜨거운 여름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홈런타자들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전반기 내내 뜨거웠던 홈런레이스도 바람 빠진 풍선처럼 흥미를 돋우지 못하고 있다. 30홈런을 돌파할 가능성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거포들의 침묵으로 인해 빚어진 현상이다. 올 시즌 들어 홈런 경쟁은 치열했다. 롯데 이대호(22개)와 한화 김태균(20개)의 25살 동갑내기 홈런대결이 불을 붙였다. 현대 브룸바(25개)와 한화 크루즈(20개)도 불씨를 키웠다. 삼성 심정수(25개) 양준혁(21개), 두산 김동주(17개) 등도 간판타자 답게 대포를 쏘아올려 홈런왕 전선에 참전했다. 적어도 7월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8월 들어 홈런타자들의 홈런포가 조용하다. 이들 7명이 터트린 홈런은 모두 13개. 심정수가 4개의 아치를 그렸고 김태균이 3개, 브룸바와 크루즈가 각각 2개, 김동주와 양준혁이 각각 1개씩 기록했다. 이대호는 침묵을 지켰다. 홈런더비 1위 심정수는 지난 17일 잠실 LG전에서 25호 홈런을 터트린 이후 감감 무소식이다. 브룸바는 8월 들어 홈런을 기록하지 못하다 24일부터 이틀 연속 홈런포를 날려 홈런더비 공동 1위에 올랐다. 7월 홈런이 없었던 김태균(20개)은 8월 들어 힘을 내고 있지만 너무 늦었고 크루즈(20개)도 48일 동안 홈런포를 가동하지 못하다 최근 2개를 쳤을 뿐이다. 양준혁(21개)도 지난 24일 KIA전에서 솔로아치를 그려 8월 첫 홈런을 신고했다. 롯데의 간판 이대호는 7월 28일 사직 두산전에서 22호 홈런을 터트린 이후 여태껏 홈런이 없어 팀에 깊은 시름을 안겨주고 있다. 김동주(17개)는 지난 10일 롯데전에서 홈런을 쏘아올린 게 유일한 8월 홈런. 사실상 홈런왕 경쟁에서 밀려나 있다. 이로 인해 30홈런 가능성도 가물가물하다. 심정수와 브룸바가 남은 경기에서 5개의 홈런을 터트릴지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해 이대호(26개)에 이어 2년 연속 쑥쓰러운 20홈런대 홈런왕이 나올 공산이 커지고 있다. 갑작스럽게 홈런 레이스가 실종된 이유는 여러 가지로 해석된다. 무더위가 계속 기승을 부리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 크루즈와 이대호는 부상에 발목을 잡히기도 했다. 2위 경쟁과 4위 경쟁이 치열해 이들에 대한 견제가 더욱 심해지는 점도 있다. 결국 올 시즌 홈런왕 레이스는 소문만 무성할 뿐 먹을 게 없는 잔치가 되어가고 있다. sunny@osen.co.kr 심정수-브룸바-김태균-이대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