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힘내세요!". 박경훈 감독의 아들 박세결(18, 청구고3)은 요즘 마음이 조마조마 하다. 현재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17세 이하 FIFA 월드컵에서 한국 청소년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아빠(박경훈 감독)의 모습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아빠의 대를 이어 2대째 축구선수인 세결은 TV를 통해 자신보다 어린 후배들이 아빠의 지도를 받으며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가슴 졸이며 지켜본다. A조의 한국 청소년 대표팀은 현재 1승2패. 이미 조 예선을 다 치렀다. 다른 팀의 경기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이 결정되기에 세결이는 26일 밤 9시에 끝날 대회 조예선 최종 결과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지금 세결이는 아버지 박 감독 처럼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오늘 28일 태국 방콕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학생선수권 대회에 참가하는 한국대표팀 주전멤버인 것이다. 26일 새벽 6시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서 최종 훈련을 마치고, 26일 오후 5시 비행기에 오르기 전인 이날 오전 파주의 숙소에서 만난 박세결은 떠나면서도 아빠 걱정부터 늘어 놓았다. 기자의 갑작스런 방문에 놀란 기색부터 지은 세결은 "아버지가 청소년 대표팀 감독을 맡은 뒤부터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없었다. 집에 오시는 경우가 많지 않아 가끔 밖에서 만나 밥먹고 다시 대표팀으로 돌아가시곤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아버지와 가끔 통화를 할 때 항상 대표팀에 대한 걱정이 많으셨다. 특히 선수들의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 힘들어 하셨다. 지금 청소년 대표팀이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아버지를 비롯해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아빠에 대한 사랑을 나타냈다. 세결이는 자질이나 성격면에서 아빠를 많이 닮아 보였다. 아빠처럼 말도 차분했고, 또 국가대표팀과 프로팀 포항에서 오른쪽 사이드백으로 그라운드를 누빈 아빠처럼 팀에서 사이드 백으로 활약하고 있다. 학생선수권 선발팀에서 코치를 맡아 세결이를 지도하는 임근재 대신고 감독은 "자질이 있는 선수이다. 능력이 빼어나 이번 대회서 많은 활약이 기대된다"고 밝힐 정도다. 세결이 역시 "이번 선발팀에 뽑힌 것이 청소년 대표팀 만큼은 아니지만 나에게 좋은 기회가 됐다. 아버지는 (바쁜 관계로) 특별한 말씀이 없으셨지만 마음 속으로 응원해 주실 것이다.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해서, 꼭 이번에 많이 상하신 아빠의 마음에 위로가 되겠다"고 말했다. 세결이는 또 "(아빠가) 열심히 하셨으니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다. 아버지의 이름에 걸맞는 좋은 선수로 자라고 싶다"고 덧붙였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