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전북전 승리 원동력은 ‘고른 기회부여’
OSEN 기자
발행 2007.08.27 09: 05

‘대전의 승리는 고른 기회부여에서’ ‘원조 시민구단’ 대전 시티즌의 상승세가 매섭다. 김호 감독이 부임한 이후 치른 4차례의 K리그 경기에서 대전은 벌써 3승1패를 기록했다. 아주 만족스런 성적표다.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올시즌 전반기까지 지독한 부진에 허우적대던 대전이었다. 단 한번의 감독교체로 선수단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지 주위에선 깜짝 놀라고 있다. 잇따른 용병 영입의 실패와 포백이냐, 스리백이냐를 놓고 벌어진 포메이션 가동 미스, 또 최윤겸 전 감독의 이영익 수석코치 폭행까지 맞물려 최악의 분위기를 연출해온 대전은 이제 장밋빛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선수단 내부에선 자신들도 뭔가 보여줄 수 있는 자신감이 흘러넘친다고도 했다. 중앙 수비수 김형일은 26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전(2-0 승)을 마친 뒤 인터뷰를 통해 “무조건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는 각오가 가득하다”면서 “지든, 이기든 승부를 짓고 싶다는 생각이 은연중 흐르고 있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김호 감독은 경기장을 찾은 취재진들과 가진 간담회를 통해 최근 선전의 원동력으로 ‘고른 기회 부여’를 꼽았다. 수원을 떠난 뒤 야인생활을 하는 동안, 독일월드컵 등을 관전하며 세계 축구의 흐름을 두루 살폈다던 김 감독은 “부임해서 보니 부상 선수가 무려 7명이었다. 연습하고 가르칠 시간이 별로 없었다”며 “요즘 부상 선수들이 속속 복귀하면서 여유가 생겼다. 전 선수들을 한번씩 고루 기용해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온화한 말투엔 다소간의 냉정함도 엿보였다. 김 감독은 “일단 올해는 6강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게 목표지만 내년부터는 내가 원하는 색깔을 입힐 것”이라고 언급한 뒤 “일단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고, 기량을 살펴야 나중에 어떤 판단을 내릴 때 명분을 만들 수 있다”고도 전했다. 결국 요 근래의 ‘고른 기회부여’가 대전 선수들에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닌 셈이다. 감독에 어필하기 위해 무리하게 플레이할 수도 있고, 심적인 부담이 매우 크게 작용할 수도 있어 오히려 곤경에 처할 수도 있다. 김형일은 이렇게 설명한다. “김호 감독이 부임하면서 공부를 정말 많이 하고 있다. 올시즌 초반 우리가 제대로 하지 못한 포백 디펜스로 전환했을 때 대단히 긴장했던 게 사실이었다. 못하면 대전에 남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계속 부담을 준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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