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려한 휴가’(김지훈 감독, 기획시대 제작)가 개봉 5주차임에도불구하고 선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4주 만에 다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데 이어 예매율에서도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25일 개봉한 ‘화려한 휴가’는 첫 주말 100만 5369명(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8월 1일 개봉한 심형래 감독의 ‘디 워’의 폭발적인 관심에 눌려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휴가’는 계속된 관객몰이로 박스오피스 2위를 유지했고, 4주 만에 ‘디 워’를 제치고 다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화려한 휴가’의 흥행은 ‘디 워’보다 속도는 떨어졌지만 꾸준히 관객들을 불러 들였고, 관객 감소율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조금씩 줄어들며 연착륙하는 중이다. 또 23일부터 29일까지 예매율(맥스무비 집계)에서도 ‘화려한 휴가’는 19.34%(28일 오전 7시 30분 기준)로 ‘디 워’(19.13%), ‘스타더스트’(14.26%),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11.05%)를 제치고 1위를 달리며 장기상영 가능성이 크다. ‘화려한 휴가’의 이같은 선전은 다양한 관객층에서 비롯된 것이다. ‘디 워’가 여름방학을 맞은 청소년 관객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면, ‘화려한 휴가’는 청소년 관객을 비롯해 중, 장년층 관객들의 관심이 이어져 관객 감소율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화려한 휴가’에 대한 논란은 개봉 전부터 계속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화려한 휴가’는 당시 광주에 있던 시민들을 중심에 뒀지만 정치적 이데올로기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영화 속 하이라이트인 도청 앞 발포에 대한 진실을 제대로 다루지 않아 가슴 아픈 한국 현대사를 상업적 목적으로만 이용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오히려 광주시민들을 주인공으로 함으로써 사건의 진위보다는 당시 광주시민들의 고통을 잘 드러나게 했다는 평가도 많다. 뿐만 아니라 ‘화려한 휴가’는 5.18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만큼 교육적 가치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개봉 5주차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비롯한 단체 관람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화려한 휴가’는 ‘디 워’와 함께 쌍끌이 흥행몰이로 해외 블록버스터에 가려 빛을 발하지 못했던 한국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100억원이라는 제작비가 투입돼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만으로도 지난해 부진으로 위축된 한국영화 투자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는 좋은 선례를 남겼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