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내년 3월까지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추신수(25)에게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남은 7개월은 야구 선수로서 가장 중요한 시기다. 내년이면 26세가 되는 만큼 더 이상 유망주 취급을 받기 어렵다. 구단에서 믿고 기다려줄 한계선을 넘어선다는 의미다. 그 전에 확고부동한 입지를 구축해야 한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올 한 해를 사실상 허송세월한 만큼 잔여 시즌과 오프시즌, 그리고 내년 캠프를 절대 소흘히 할 수 없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마이너리그 옵션이 올해로 모두 소진됐다는 것이다. 시애틀에 몸담던 지난 2005년과 2006년 한차례씩 옵션을 사용한 추신수는 올 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출발하면서 마지막 남은 옵션이 사라졌다. 만의 하나 내년 메이저리그 개막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다면 웨이버 공시로 팀을 떠날 위기에 처한다. 마이너 옵션이 중요한 이유는 클리블랜드의 전력 때문이다. 클리블랜드는 최근 2년간 2루수 브랜든 필립스, 선발요원 제레미 거스리, 구원투수 페르난도 카브레라 등 유망주들을 스스로 내쳐야 했다. 체계적인 선수 관리에 실패해 소중한 마이너 옵션을 함부로 사용하면서 팀의 중요 자원을 잃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렸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자 하는 욕심에 그저그런 베테랑 선수를 영입해 이들의 앞길을 막아버린 게 가장 큰 이유다. 지역 신문 은 이 점을 지적하며 팀내 최고 유망주인 추신수와 3루수 앤디 마테도 걱정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 모두 올해로 옵션이 소진된 까닭에 내년 캠프에서 생존하지 못할 경우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벗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물론 구단은 아직 추신수의 자질을 인정하고 있다. 9월 이전 빅리그 승격 가능성은 지역 언론의 큰 관심사 중 하나다. 에릭 웨지 감독은 일단 로스터가 확장되기 전에 추가로 선수를 승격시킬 계획은 없다고 했지만 추신수는 여전히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 대신 베테랑을 선호하는 구단의 행태는 클리블랜드에서 뿌리를 내리는 데 장애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올해만 해도 추신수는 개막전을 메이저리그에서 맞을 확률이 높았지만 마크 샤피로 단장이 지난 겨울 트롯 닉슨과 데이빗 델루치라는 두 노장 외야수를 영입하면서 길이 막혔다. 구단이 성과를 본 것도 아니다. 닉슨은 타율 2할5푼9리 3홈런, 델루치는 2할3푼4리 4홈런에 그쳤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클리블랜드이지만 이들의 기여도는 거의 없다. 이들은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공산이 크다. 완벽한 '실패작'인 셈이다. 내년 3월까지 확실한 입지를 굳혀야 하는 만큼 상황이 유리한 편은 이니지만 추신수는 주어질 기회를 기다리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트리플A 바펄로에 몸담고 있는 그는 최근 서서히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타격과 주루 능력이 여전한 데다 수비에서도 특유의 허슬플레이가 빛을 발하고 있다. 우익수로 나선 지난 28일 시러큐스(토론토 산하)전에서는 5회초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 존 해티그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 실점을 막기도 했다. 바펄로 현지 언론이 '경기 최고의 플레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였다. 9월이면 추신수는 메이저리그로 올라선다. 특유의 저돌적이고 활기찬 플레이로 마이너에서의 와신상담을 보상받을지 궁금하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