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국, '동갑내기' 생존 경쟁
OSEN 기자
발행 2007.08.29 06: 36

[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동갑내기 3명과의 경쟁이다. 살기 위해서는 '친구'들을 제쳐야 한다. 김병현(28.플로리다 말린스) 추신수(25.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돼 있는 류제국(24.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은 9월을 기다리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류제국은 당연히 9월에는 빅리그에서 뛰어야 한다. 그러나 탬파베이의 열악한 사정 탓에 제한된 몇명만 빅리그 호출을 받을 전망이다. 소수의 '선택된 자' 만이 메이저리그의 달콤함을 누릴 수 있다. 탬파베이는 이미 알려진 대로 중간계투 2명, 선발 요원 한 명만 불러들일 계획이다. 이미 13명의 투수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투수 보강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이 가운데 눈길이 쏠리는 것은 선발 한 자리다. 탬파베이는 스캇 카즈미어와 제임스 실즈 두 선발투수의 투구수를 제한하기 위해 9월 한 달을 6선발 체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6선발이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내년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하는 데 있어 일종의 '오디션'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9월 한 달간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입증한다면 내년 스프링캠프에서의 경쟁도 유리해진다. 탬파베이 지역 언론에서는 류제국을 6선발 후보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 그런데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 우완인 제프 니맨, 미치 탤봇, 그리고 좌완 J.P. 하웰이 그들이다. 류제국을 포함해 이들은 24살 동갑내기다. 같은 83년생들끼리 빅리그의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양상이다. 류제국 입장에선 1-3의 대결이다. 불리한 조건일까. 그렇지 만은 않다. 류제국은 내놓을 만한 명함이 있다. 3명 가운데 트리플A 성적이 가장 좋은 선수는 하웰이다. 시즌 6승8패 방어율 3.50을 기록하고 있다. 니맨의 성적은 12승5패 3.96, 탤봇은 12승8패 방어율 4.70이다. 투수의 승패는 마이너리그에서 전혀 참고사항이 아니다. 올해에만 두 차레 빅리그를 경험한 류제국은 4승4패 방어율 4.39를 마크하고 있다. 표면적인 성적은 불리해 보이지만 최근 성적만 놓고 보면 류제국이 앞선다.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마이너리그로 다시 내려간 뒤 류제국은 빼어난 피칭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일 콜럼버스전 이후 등판한 5경기서 안정감 있는 피칭을 과시하고 있다. 합계 28이닝 동안 7실점으로 기간 방어율 2.25의 짠물 투구를 뽐내고 있다. 꾸준히 6이닝 정도를 소화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경쟁자 3명은 안정감이 다소 떨어진다. 한 번 호투를 하다가도 갑자기 난타를 당하는 경향을 이들 모두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8월 이후 모습만 판단한다면 류제국이 비교 우위를 점할 만하다. 관건은 탬파베이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다. 4명의 경쟁자 모두 나이가 같은 데다 저마다 가능성을 보유한 만큼 누구 한 명을 쉽게 점찍기 어렵다는 게 구단의 고민이다. 탬파베이는 8월말까지 이들의 경쟁을 지켜볼 전망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야 '최후의 한 명'을 고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난 26일 노퍽전에 등판한 류제국은 31일 리치먼드전에 한 번 더 선발로 나선다. 빅리그의 부름을 받을 경우 이 경기는 류제국의 시즌 마지막 트리플A 등판이 된다. 운없게 승격 통보를 받지 못할 경우에는 다음달 6일부터 시작하는 트리플A 플레이오프를 준비해야 한다. '사느냐 죽느냐', 동갑내기 생존경쟁에서 승리해야 할 류제국이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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