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감독과 단장을 한꺼번에 경질한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구단 사상 최초의 흑인 감독의 지휘로 경기를 치르게 됐다. AP 통신은 29일(한국시간) 전날 임시 감독 자리를 맡은 세실 쿠퍼가 휴스턴의 사령탑으로 업무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쿠퍼는 1971년부터 1987년까지 빅리그에서 활약한 스타플레이어 출신. 정교함과 파워를 동시에 갖춘 대형 1루수였다. 통산 타율 2할9푼8리 241홈런 1125타점의 주역으로 5번의 올스타 경력도 자랑한다. 현역 생활을 마친 뒤 지도자로 변신한 그는 2002년 밀워키의 벤치코치를 맡은 뒤 2003∼2004년 트리플A 인디애너폴리스 감독으로 재직했다. 이후 휴스턴으로 둥지를 옮겨 지난 3년간 벤치코치로 필 가너 감독을 보좌했다. 쿠퍼가 가너의 뒤를 이어 사령탑에 부임하면서 휴스턴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흑인 감독을 보유하게 됐다. 휴스턴 감독직은 대대로 백인의 전유물이었으나 이번 임명으로 전통이 깨졌다. 하지만 휴스턴이 쿠퍼 체제를 '미래의 대안'으로 삼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임시 감독 성격이 강하다. 드레이튼 매크레인 구단주는 신임 감독을 발표하면서 잔여 시즌 결과를 보고 재신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코칭스태프 전면 개편 등의 전면적인 물갈이는 당분간 보류될 것으로 보인다. 쿠퍼가 확실한 신임을 받을 경우 데이브 월러스 투수코치를 비롯한 기존 코칭스태프의 입지에 변함이 없겠지만 새 감독이 들어설 경우 대대적인 '인적 청산'이 불가피하다. 코칭스태프 재편 여부에 따라 박찬호(34)의 구단 잔류 의지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어울리는 것으로 유명한 쿠퍼는 "부담은 없다"면서도 "(메이저리그 감독직 부임은)내 인생에서 이룬 특별한 결과"라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