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추석까지 야구하겠네". 29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예정된 KIA-두산 경기가 비로 연기됐다. 이날 오후까지 광주구장 인근에는 많은 비가 내렸지만 막상 훈련 시작 즈음 뚝 그쳤다. 유승안 경기운영위원은 추석 연휴기간까지 일정이 지연될 것을 우려해 웬만하면 경기를 치를 생각이었다. 그러나 하늘이 도와주지 않았다. 4시 30분께 다시 비가 내렸고 유승안 운영위원은 어쩔 수 없이 경기 연기를 결정했다. 그러자 김경문 두산 감독은 "이거, 추석 때 내려와서 야구해야 될 것 같다"고 웃었다. 프로야구 잔여 일정은 오는 22일 끝나게 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우천 연기 경기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2일 광주경기(한화-KIA)와 26일 대구경기(삼성-KIA), 그리고 이날 수원경기(SK-현대) 대전경기(삼성-한화)와 광주경기가 또다시 미뤄졌다. 결국 KIA가 3경기나 연기되는 통에 23일 이후에 일정을 잡아야 된다. 공교롭게도 추석 연휴(9월 24~26일)와 딱 맞물린다. 따라서 광주경기도 추석 연휴기간에 열릴 공산이 크다. 두산이나 한화에는 끔찍한 고생길이다. 귀성객과 귀경객이 고속도로에 몰리는 시점이다. 이어진 김경문 감독의 말이 재미있다. "추석날 광주까지 내려오는 일은 두렵지 않다. 다만 그때 이미 순위를(플레이오프 직행) 결정짓고 마음 편하게 내려와 야구해야 되는데…"라고 말했다. 보름달 만큼이나 모든 사람이 푸근해지는 추석날까지 살떨리는 순위경쟁을 피하고 싶은 지휘관의 바람이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