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골' 이동국, 리버사이드 생존법 찾았다!
OSEN 기자
발행 2007.08.30 08: 09

마침내 해냈다. 오래도록 기다려 온 순간이었다. '라이언 킹' 이동국(28, 미들스브러)이 드디어 잉글랜드 무대 진출 이후 첫 골을 작렬시켰다. 이동국은 30일 새벽(한국시간) 홈구장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서 열린 노스햄튼과의 2007-2008시즌 칼링컵 2라운드에 풀타임 출장, 두 번째 쐐기골을 작렬시켜 팀의 2-0 승리를 일궜다. 비록 상대가 리그1(3부리그)에 속한 노스햄튼이고, 칼링컵 경기였지만 지난 1월 미들스브러로 이적한 이후 7개월 여 만의 데뷔골이란 점과 자신을 둘러싼 지적들을 일순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날 툰카이 산리와 함께 최전방 투톱으로 포진한 이동국은 유난히 폭넓은 움직임과 돌파를 선보이며 팀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다. 전반까지는 상대의 거센 수비에 걸려 고전했으나 후반에 더욱 힘을 내 끝내 팀 승리를 확정짓는 귀중한 두번째 득점을 성공시킨 이동국은 그간 쌓여온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 그동안 이동국은 몸싸움에 유독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상대의 문전을 휘젓고 골을 넣어야 하는 스트라이커에게는 아주 치명적인 약점. 그러나 전반까지 선전한 노스햄튼 수비수들은 후반 들어 더욱 거세진 이동국의 폭발적인 움직임에 휘말려 자신들이 준비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고, 크로스 한 번에 슈팅 공간을 허용해 자멸했다. 최소한 교체 출전이 유력시되던 지난 주말(26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아 의문을 남겼던 이동국이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전통의 라이벌전'으로 꼽히는 뉴캐슬전에서 경쟁자 호삼 미도와 알리아디에르, 툰카이 산리까지 총동원했으나 이동국은 끝내 벤치에 머물게 해 투쟁심을 자극했다. 그러나 이동국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올 들어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전혀 골을 넣지 못해 마음앓이를 하던 이동국은 노스햄튼을 상대로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하며 주전 경쟁의 제2막을 올렸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동국이 제 기량을 발휘하려면 90분 풀타임을 줘야 한다"고 말해 이날 칼링컵 출전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꾸준한 신뢰가 드디어 값진 득점을 일궈낸 셈이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이동국은 첫 골을 뽑아냈다고 마냥 좋아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선 아직 풀타임을 뛰거나 득점을 올린 적이 없다. 3부리그 팀을 상대로 골을 넣었다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득점한다는 보장은 없다. 단지 자신감을 찾았다는 점과, 골냄새-골감각을 다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노스햄튼전이었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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