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투수 2명만 갖고 4강을 노린다?. 지난 25일 문학 SK전 1-0 승리 직후 김재박 LG 감독은 '대안부재론'을 언급하며 이기는 경기의 불펜 운용을 김민기-우규민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LG가 4강 올인을 선언한 8월 16일 이후 우완 셋업맨 김민기의 투구 일자를 살펴보면 16~19일까지 4일 연속 등판한 적도 있다. 김민기는 지난주에도 LG의 6경기 중 4경기에 등판했다. 또 28일 롯데전에서도 1⅓이닝을 소화했다. 이닝과 투구수는 많지 않지만 준비 투구까지 고려하면 극심한 체력소모를 예상할 수 있다. 더군다나 김민기는 박빙의 상황에서 LG의 운명을 짊어지고 투입되는 경우가 상당하다. 우규민 역시 16일 이후 7경기에 등판했다. 1승 3패 3세이브란 성적이 말해주듯 유독 블론세이브가 많았는데 동계훈련 부족과 더불어 폭염 속 연투가 급속도로 체력을 고갈시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상위권팀이라면 저마다 필승 불펜진을 보유하고 있지만 LG는 그 라인이 편중돼 있는 데다 체력 안배를 해줄 수 없는 상황이어서 문제다. SK와 삼성은 불펜 옵션이 다변화돼 있고, 두산은 임태훈을 철저할 정도로 아껴주고 있다. 그러나 1승이 아쉬운 LG는 해볼 만한 흐름이면 두 투수 외에는 생각할 수 없다. 김재박 감독의 '냉정한' 승부사 기질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김민기에 대해선 "팀 사정상 할 수 없다"라고, 우규민에 대해선 "젊으니까 괜찮다"라고 말했다. 베테랑 유택현이 있지만 좌완인 만큼 오래 던지게 하기 힘들다. 정재복은 선발로 정착했다. 결국 LG의 4강 승부는 김민기-우규민에 달려 있다. 그러나 설령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더라도 이들을 탓하긴 어렵다. LG가 지금 여기까지 온 것만도 이들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sgoi@osen.co.kr 김민기-우규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