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대타로 나와 밀어내기 타점
OSEN 기자
발행 2007.08.30 22: 00

9회 투아웃 만루에서 투수가 대타. 일견 믿어지지 않는 일이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1위팀 SK 와이번스에서 일어났다. 지난 5월 '좌익수 조웅천' 사건에 이어 또 하나의 기발한 선수 기용이었다. 결정적 차이가 있다면 9회 투아웃 만루에서 김광현 대타 기용은 고육지책에 가까웠다는 사실이다. 김 감독은 30일 현대와의 수원 원정에서 예의 총력전을 펼치느라 6명의 벤치 야수를 모조리 소모했다. 내야수 나주환은 정경배를 대신해 교체 투입됐고, 좌타자인 김재현-박정권-김재구는 대타로, 박재상은 대주자로 기용됐다. 백업 포수 정상호까지 호출을 받았다. 잦은 대타 기용 탓에 투수 김원형은 경기 막판 2번 타순에 배치됐다. 그러나 1-4로 패색이 짙던 SK는 9회초 투아웃 후 만루찬스를 만들었다. 박재상의 볼넷 뒤 대타 김재구가 안타를 쳤고, 1번타자 정근우가 볼넷을 골라낸 것이다. 그러나 대타 요원이 전원 소진된 상태에서 김 감독은 김원형 대신 역시 투수인 루키 김광현을 대타로 선택했다. 일단 김광현이 왼손잡이기에 사이드암인 현대 마무리 조용훈을 상대로 조금이나마 유리하다고 본 셈이다. 더구나 고졸 루키인 김광현은 작년까지 타자를 해 본 경험이 있을 터였다. 결과는 놀랍게도 밀어내기 볼넷이었다. 김광현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보낸 뒤 2구 볼을 골랐고, 3구째에 파울을 쳐냈다. 이어 연속으로 볼 3개를 골라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조용훈과의 신인 투타 맞대결을 벌여 판정승을 거둔 셈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정작 후속타자인 3번타자 박재홍이 투수 땅볼로 아웃되는 바람에 SK는 2-4로 패배하고 말았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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