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신인육성프로젝트 ‘쇼바이벌’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가수를 꼽자면 단연 V.O.S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눈을 보고 말해요’, ‘시한부’ 등 이들이 발표한 노래는 꽤 많이 알려졌지만 정작 V.O.S 이름과 얼굴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2집까지 낸 중고신인의 자격으로 ‘쇼바이벌’에 출연한 이후로 그 진가를 인정받으며 최근 스페셜 앨범을 발매하기에 이르렀다. 그래도 명색이 2집까지 발표했던 V.O.S가 생짜 신인들과 함께 경쟁을 벌이기로 결정했을 때 그 속마음은 어떠했을까? 8월 31일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진행된 뮤직비디오 촬영현장에서 만난 V.O.S는 그때 심정을 “어디론가 숨고 싶었다”고 전했다. 막내 김경록은 “우리들은 맨 처음 1,2집정도 앨범을 낸 가수들 중 스타가 되지 못한 팀들과 함께 모여 경쟁하는 프로그램인줄 알고 나갔는데 정작 나가보니 아는 사람은 스윗소로우 한팀뿐이었다”며 “멤버들 중 그나마 내가 쇼프로그램에 많이 출연을 해서 그런지 계속 나에게만 카메라가 잡히면서 뭔가 재미있는 것을 해주길 바라셨다. 근데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괜히 화장실에 가있기도 했다(웃음)”고 당시 적응하기 힘들었던 상황을 토로했다. 리더 박지헌은 “숨고 싶었다. 솔직히 창피해서 숨고 싶은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나에게 마이크가 넘어 올까봐 조마조마한 채 아무것도 못하고 있자 MC 이영자 누님이 심지어 우리들에게 그냥 집에 가라고 할 정도였다. 너무 속상했다”고 아찔했던 심정을 전했다. 다른 신인가수들이 장기자랑 시간에 자신의 끼를 마음껏 펼치고 있을 때 특별한 장기 하나 없어 말 한마디 못하고 쭈뼛댔던 V.O.S는 이를 만회하기 위한 방법으로 오로지 무대 위에서 제대로 노래 부르는 것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박지헌은 “무대 위에서 정말 열심히 노래를 불렀다. 그러자 그 전까지는 말도 못하고 있었던 팀이 최선을 다해 노래부르는 모습을 보시고는 이영자 누님도 미안하다며 격려해주셨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V.O.S는 악동 슈퍼키드와 우승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쇼바이벌’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팀으로 떠올랐고 이들의 인지도 또한 많이 올라갔다. 그러나 여름특집으로 마련됐던 토너먼트 형식의 ‘S-1그랑프리’에서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8강에서 탈락해 가장 큰 이변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성유빈과의 대결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을 당시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V.O.S는 “진 게 억울해서 운 것은 절대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박지헌은 “‘쇼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솔직히 너무 힘들었다. 처음에는 정말 영광스러웠지만 이를 계속 끌고 나가야한다는 것이 큰 스트레스였다. 우리팀의 현준이가 매일 밤을 새우며 MR(반주만 녹음돼 있는 음악)을 만들고 기획했던 노력이 이제 모두 끝났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왔고 한편으로는 ‘쇼바이벌’에는 영원한 강자가 없다는 진리를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둘째 최현준은 “우리가 잘하는 것은 발라드인데 프로그램의 특성상 무조건 퍼포먼스를 선보여야 이길 수 있다는 현실이 많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런 부담을 안고 정말 최선을 다해 임했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8강에서 떨어졌을 때 눈물이 많이 났다”며 “또 이렇게 힘든 현실 속에서 우리나라 가수들이 모두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쇼바이벌’은 많은 부담을 안고 시작한 프로그램이었지만 최선을 다한 만큼 대중에게 V.O.S를 알릴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됐고 출연가수들 중 가장 큰 혜택을 입기도 했다. 이를 등에 업고 1년 10개월 만에 발표한 스페셜 싱글 타이틀곡 ‘매일매일’은 이들의 굳은 의지가 고스란히 베어있는 곡이다. ‘매일매일’은 SG워너비의 ‘광’, 김종국의 ‘제자리걸음’, 이기찬의 ‘미인’ 등을 작곡한 스타 작곡가 조영수가 만든 곡으로 평범한 연인들의 다툼과 이별 그리고 재회를 표현한 곡이며 지금까지 V.O.S가 선보였던 애절한 발라드가 아닌 다소 밝은 느낌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할 예정이다. hellow0827@osen.co.kr 왼쪽부터 V.O.S의 박지헌, 최현준, 김경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