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확대로 투수들 '외도'는 이제 그만
OSEN 기자
발행 2007.09.01 09: 57

이제 투수가 대주자, 대타, 대수비로 나가는 진풍경은 보기 힘들 전망이다. 2군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싱싱한 새 얼굴들이 5명씩 가세한다. 프로야구가 9월 1일을 기점으로 1군 엔트리를 26명에서 31명으로 확대한다. 그동안 2군에서 주로 활약했던 기대주들이 1군 무대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팬들로서는 아쉬운 면도 있다. 새로운 기대주들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는 하지만 올 시즌 팬들에게 하나의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던 투수들의 다양한 활동(?)이 보기 힘들게 됐다. 지명타자제를 실시하고 있는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투수들이 공격에 나서는 일은 드물다. 그래도 올해는 심심치않게 투수들이 전공이 아닌 부전공에 나서기도 해 팬들에게 흥밋거리를 제공했다. 2번의 진기명기를 보여줬던 SK 투수들은 이제 본업에 충실하게 됐다. SK 구원투수 조웅천은 시즌 초반 깜짝 좌익수로 출전해 화제를 모았다. 5월 23일 대구 삼성전 8회말 수비 때 김성근 감독은 마운드의 조웅천을 좌익수로 보내고 가득염을 구원 등판시켰다. 고교야구처럼 투수가 외야수로 나갔다가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전술을 구사한 것이다. 당시 ‘이상한 용병술’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팬들에게는 색다른 볼거리였다. 또 SK 좌완 선발 투수 김광현은 지난달 30일 현대전에 대타로 등장해 볼넷으로 출루, 타자로서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1-4로 뒤진 9회초 2사만루에서 대타로 출장해 볼넷을 얻으며 타점을 올렸다. 엔트리에 있던 야수들을 모두 소진, 대타로 내세울 야수가 없어 궁여지책으로 김광현을 내보낸 것이다. 삼성 사이드암 투수 임창용은 빠른 발을 자랑하기도 했다. 임창용은 지난 달 18일 잠실 LG전에 심정수 대신 3루 대주자로 출장, 후속타자 외야 희생플라이 때 빠른 발로 홈인해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투수들이 외도에 나설 일은 줄어들 전망이다. 부상 위험이 있는 야수활동은 이제 2군에서 올라온 기대주 야수들이 맡을 것이기 때문이다. 1일 확대 엔트리 실시로 투수들의 부전공 활약은 이제 내년 시즌 초중반에나 다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un@osen.co.kr 지난 8월 18일 잠실 경기서 대주자로 나간 삼성의 임창용이 희생플라이 때 홈으로 대시하며 득점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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