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앙 우승, 亞 육상에 끼친 영향은?
OSEN 기자
발행 2007.09.01 11: 09

류시앙의 우승이 아시아 육상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마침내 해냈다. 기다렸던 첫 우승이다. 중국의 단거리 육상스타 류시앙(24)이 세계 무대를 정복하고 아시아 육상에 희망을 안겼다. 2004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류시앙은 지난 8월 31일 일본 오사카 나가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7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10m허들 결승에서 12초95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류시앙의 우승은 2003 파리 세계 육상선수권 3위, 2005 헬싱키 세계 육상선수권 2위에 이은 2전3기만에 올린 쾌거. 아시아 선수가 세계 육상선수권에서 단거리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지난 30일까지 바레인과 카타르가 나란히 은메달 한 개씩을 차지한 것을 제외하면 더 이상 메달을 건지지 못해 자존심을 구겼던 아시아 육상은 류시앙의 우승으로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사실 엄밀하게 따지면 바레인과 카타르의 은메달마저도 순수한 아시아인들이 쟁취한 산물이 아닌, 귀화 선수들이 차지한 성과이기 때문에 의미가 많이 퇴색했던 게 사실이다. 바레인에 은메달을 안긴 남자 1500m에 출전한 선수는 모로코 출신의 라시드 람지였고, 카타르 역시 아프리카 케냐 출신의 하산 샤미가 남자 마라톤에서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다행히 류시앙이 세계 정상에 오르며 아시아 육상도 한 걸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자신감을 찾았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탄력과 유연성, 체력과 스피드 등 단거리 육상에 필요한 모든 부분에 있어 뒤지기 때문에 결코 동양인은 단거리 육상에서 우승할 수 없다는 서구의 오만한 시각과 편견도 류시앙의 활약과 함께 자취를 감추게 됐다. 적어도 서양인들의 전유물로만 알려졌던 수영에서 박태환이 급성장하는 것처럼 류시앙이 해냈으니 동양인도 단거리 육상에서도 뭔가 할 수 있다는 명백한 사실을 보여줬다. 물론 110m 허들, 단 한 종목만을 놓고 아시아 육상이 성장했느니 따위를 논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또한 류시앙의 선전이 꼭 아시아 전체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희망을 보여줬다는 점과 서구의 오만한 편견을 깼다는 것에서는 대단히 높은 점수를 쳐주고 싶은 류시앙의 우승이었다.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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