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경쟁이 아닌 영원한 공존으로?'. 마틴 욜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비록 다 잡은 승리는 놓쳤지만 적어도 토튼햄 핫스퍼의 왼쪽 라인을 책임지는 '초롱이' 이영표(30)와 가레스 베일(18)의 궁합은 만족스러웠다. 이영표와 베일은 2일 오전(한국시간) 끝난 토튼햄과 풀햄의 2007-200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경기(3-3 무승부)에서 무난한 호흡과 경기력을 선보여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왼쪽 풀백 한자리를 놓고 치열히 경합할 것으로 예상된 이들의 깜짝 조합은 이번이 두번째. 지난달 27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그 4라운드에서도 이영표와 베일이 왼쪽 측면을 책임졌다. 무한 경쟁에서 영원한 공존으로 입장이 뒤바뀐 셈이다. 이영표나 베일 모두 전문 풀백이라는 점에서 지나치게 수비 위주의 소극적 플레이가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맨유전과 풀햄전을 통해 완전히 사라졌다. 두명 모두 수비뿐만 아니라 적절한 공격성을 갖췄기에 이들 조합이 충분히 가능했다. 특히 베일은 풀햄전에서 감각적인 슈팅으로 데뷔골까지 기록해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확실히 적응했음을 알렸다. 이영표도 내내 좋은 활약을 펼쳤다. 빠른 발을 앞세운 적절한 오버래핑으로 베일의 뒤를 든든히 받쳤고, 본업인 수비에서도 충실히 역할을 수행했다. 다만 마틴 욜 감독에게 걱정을 끼치는 문제는 베일 투입과 함께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한 말브란크의 부진. 말브란크는 풀햄전에서 몇차례 위협적인 몸놀림을 선보였으나 아무래도 왼쪽에서보다 활약은 미미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영표의 경우, 베일과 말브란크중 어느 누구와 호흡을 맞추더라도 고른 기량을 발휘한다는 점. 안정감이나 공격력에서 이영표는 주전 자리를 지켜낼만큼 자신의 몫을 성실히 해냈다. 이영표와 가레스 베일. 경쟁이 불가피해 보였던 왼쪽 측면에서 모두의 기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상생을 추구한 마틴 욜 감독의 선택은 확실히 합격점을 줄 만 했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