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6점차 리드를 날릴 수는 없었다"
OSEN 기자
발행 2007.09.02 12: 31

[OSEN=돌핀스타디움(마이애미), 김형태 특파원] 오랜 만에 길게 던진 탓일까. 김병현(28.플로리다 말린스)은 피곤해 보였다. 일찌감치 샤워를 마치고 사복으로 갈아입은 김병현은 평소와 달리 지쳐 보였다. 그는 "아무래도 조금 힘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내줬으니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병현은 2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서 5이닝 10피안타 4실점으로 8승째를 챙겼다. 마지막으로 선발 등판한 때가 애리조나에 몸담고 있던 지난달 15일. 가장 최근 5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은 8월 2일 콜로라도전이었으니 피곤할 만하도 했다. 그러나 김병현은 "공백 기간 때문에 힘들었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 오늘 다소 고전했지만 다른 요인에 책임을 돌리고 싶지는 않다"고 평소의 그 다운 말을 했다. 이날 김병현의 승리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최근 1승6패로 부진하던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고, 6연승을 달리던 갈길 바쁜 필라델피아의 발목을 낚아챘다. 시즌 10승에 2승차로 다가서기도 했다. -플로리다 복귀 후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했다. 마이애미로 돌아와서 운이 따르는 듯한데. ▲(쓴웃음을 지으며) 이기면 좋죠 뭐. (플로리다에서 애리조나로 다시 플로리다로) 왔다 갔다 고생해서 그런가? 운이 따르는 것 같다. 오늘은 무조건 이기려고 마음 먹었다. 타자들이 1회에 7점을 얻어줬는데 그 큰 리드를 날릴 수는 없었다. 2회 위기에서도 반드시 리드를 날리면 안 된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아무튼 이겼으니 결과에는 만족한다. -투구 내용은 마음에 드나. ▲별로였다. 직구 볼끝이 안 좋아서 변화구 위주로 힘들게 던졌다. 하지만 좀 더 길게 끌고 가고 싶었다. 초반 투구수가 많아 5회에 교체됐지만 사실 감독에게 더 던지고 싶다고 주장했다. 비록 받아들여지진 않았지만. -아무래도 중간에 공백이 있어서일까. ▲(잠시 생각을 하더니) 그렇게는 말하고 싶지 않다. 책임을 다른 데다 돌리고 싶지는 않다. 잘 던지고 못 던지고는 전적으로 내 책임일 뿐이다. -개인 최초로 10승이 임박했다. 박찬호 이후 첫 두 자릿수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글쎄. 뭐 구원승이 2개나 있는데 큰 의미가 있나. 숫자에는 연연해 하지 않는다. 남은 시즌 동안 목표가 있다면 좀 더 오랜 이닝을 소화하고 싶을 뿐이다. 나 스스로 만족할 만한 공을 지속적으로 던질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한편 플레디 곤살레스 감독은 "김병현이 초반 난조를 잘 극복하고 임무를 완수해줬다"고 칭찬했다. 곤살레스는 "사실 2회에 추가 실점을 했더라면 투수를 교체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점수를 허용하지 않아 5회까지 책임지게 했다. 열흘 넘게 선발로 나서지 못해 투구수가 많았지만 나름대로 멋진 투구였"고 말했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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