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대하사극 ‘왕과 나’(유동윤 극본, 김재형 손재성 연출)가 시작부터 아프다. 대작 드라마를 시작할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액땜형’ 사고들이 ‘왕과 나’에서도 예외 없이 일어나고 있다. 사실 ‘액땜’은 드라마 시작 전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지난 7월 말 드라마의 사령탑인 김재형 PD가 췌장염으로 촬영 현장에서 쓰러진 일이 있다. 췌장염을 지병으로 앓고 있었던 김재형 PD는 ‘왕과 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과로를 한 탓에 병이 악화돼 결국 병원신세를 지고 말았다. 드라마가 시작되고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어 가는 와중에는 아역 배우들이 수난을 당했다. 주인공 김처선의 아역을 맡은 주민수 군은 지난 달 29일 드라마 촬영장소인 대관령으로 가던 중 영동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비장이 파열되는 큰일을 겪었다. 주민수는 31일 비장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9월 2일 퇴원해 곧바로 용인민속촌에서 촬영을 재개했다. 이보다 앞서 윤소화 역의 박보영 역시 교통사고를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박보영은 8월 22일 용인민속촌으로 향하다가 추돌사고를 당해 3일간 입원하는 고초를 겪어야 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틈틈이 병원을 찾아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박보영이다. 여기다 중견 탤런트 여운계의 신장염 소식이 또 들려 제작진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고 있다. 여운계는 내시양성소의 쇠기노파 역으로 출연하고 있었는데 최근 병원에서 신장염 판정을 받아 수술을 권유 받은 상태다. 제작진도 무리수를 둘 상황이 아니라 여윤계를 중도하차 시키고 김수미를 투입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김수미의 중도 투입이 거의 결정적이다. 대개의 사극은 낙마사고와 같은 안전사고가 많은데 비해 ‘왕과 나’는 교통사고와 질병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결국은 대작 드라마의 ‘액땜 징크스’로 여기는 게 사고 당사자들에게 다소나마 위안이 될 듯하다. 100c@osen.co.kr 사고 내지는 질병으로 액땜을 하고 있는 ‘왕과 나’ 주역들. 왼쪽부터 여운계 주민수 박보영 김재형 P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