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복귀' 고종수, 체력만이 유일한 과제
OSEN 기자
발행 2007.09.03 13: 31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변신한 고종수, 체력만 키워라!'. 지난 2일 오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대전 시티즌과 성남 일화의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20라운드는 고종수(29)의 진가를 볼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비록 대전은 심판의 오심 논란 속에 1-2로 아쉽게 패했지만 스탠드에 운집한 1만 8000여 명의 대전 홈팬들은 돌아온 고종수의 맹활약에 한 줄기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대전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5분. 김호 감독은 벤치 외곽에서 몸을 풀고 있던 고종수를 불러들였고, 우승제와 교체 투입했다. 고종수의 움직임은 역시 대단했다. 그라운드에 들어서자마자 날카로운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성남 골문을 지키던 김용대의 간담을 서늘케 한 고종수는 쉴 새 없이 측면과 중앙을 침투하며 기회를 엿보았다. 뭐니뭐니 해도 고종수의 진가는 패스였다. 오른쪽 측면에서 코너킥을 거의 전담하다시피한 고종수는 최전방에 투입된 데닐손과 브라질리아에게 여러 차례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찔러 넣어 성남 수비진을 위협했다. "45분 뛸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은 된다"고 밝혔던 김호 감독의 말마따나 고종수는 후반 내내 중원을 휘저으며 대전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고참이 돼서 그런지 감정 컨트롤 능력도 상당했다. 경기 후 판정에 불만을 표시하며 물병을 발로 차는 동료들을 다독이고 성남 선수들의 어깨를 툭 친 뒤에야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한때 '한국 축구의 미래'로까지 불리운 고종수가 이 정도로 만족할 수는 없는 법. 고종수에게 40분은 너무 짧았다.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고종수의 얼굴에는 더 뛰고 싶다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후반기를 앞두고 부임한 김호 감독은 고종수의 출전 시간을 차츰 늘려갈 계획이라고 일찌감치 공언했다. 실제로 고종수는 포항전 10분, 인천전 20여 분, 전북전 25분 가량을 뛰며 예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김호 감독은 이날 성남전을 끝으로 선수들에게 사흘 간의 짧은 휴가를 줬다. 복귀 이후에는 혹독한 2차례의 체력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정확한 고종수의 몸상태를 점검할 생각이다. "고종수의 슈팅이나 패스는 여전히 국내 최고 수준에 있다"고 말한 김 감독은 "무뎌진 근육에 좀 더 힘이 오르면 90분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알콜과 컴퓨터 게임으로 날을 지새우고, 방황의 시간을 보냈던 고종수. 2주간의 K리그 휴식기가 지난 뒤 과연 고종수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yoshike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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