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워'와 '화려한 휴가'의 쌍끌이로 뜨거운 8월을 보냈던 극장가에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맛있는 영화들이 등장한다. 지난 주 외화 '사랑의 레시피'가 막을 올린 데 이어 늦가을 허영만 원작 '식객'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8월에도 요리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었다. 픽사의 신작 '라따뚜이'다.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천부적 미각을 타고난 쥐가 특급 레스토랑의 숨은 주방장으로 활약한다는 이색 소재로 사랑을 받았다. 애니메이션이라지만 이 영화에서는 특급 프랑스 요리들을 풍부한 색감으로 맛깔나게 그려내 관객들의 입에서 군침을 흐르게 했다. '사랑의 레시피'에서는 할리우드 최고 미녀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는 캐서리 제타 존스가 요리사로 등장했다. 하얀 요리사 복장이 관능적인 그녀의 얼굴과 몸매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상대역은 아론 에크하트로 역시 요리사 역이다. 최고의 요리사로 성공하는 것만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던 캐서린 제타 존스가 뜻하지 않게 찾아온 한 남자와 가족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는 사랑'이라는 진실을 깨닫게 되는 로맨틱 코미디. 사랑의 매개체로 요리를 택한 까닭에 제작진은 영화를 위해 모두 25개의 새로운 메뉴를 개발했다. 영화 내내 사슴고기 샐러드, 농어 포치드, 사프론 소스 가리비 구이, 사프론 도버솔 등 생소한 이름의 진기한 요리들이 줄을 이어 등장한다. 영화속 요리들은 전문 컨설턴트와 일류 주방장들이 만들어 출연진과 스태프의 진수성찬이 됐다는 에피소드다. 베스트셀러 만화 '식객'은 용달차로 음식 재료로 팔면서 한국의 진정한 맛을 찾아다니는 맛의 달인 성찬(김강우)의 얘기다.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특별히 주요 에피소드 몇개만을 간추려 한국 최고의 식당 운암정의 대를 잇기 위해 성찬이 라이벌과 벌이는 음식 대결로 압축했다. 전윤수 감독 연출에 김강우 임원희 이하나 등이 주연으로 나섰고 원작자 허영만 화백도 '타짜'에 이어 특별 출연했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에 스크린에서도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기기 시작한 셈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