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시즌 10승을 바라보고 있는 김병현(28.플로리다 말린스)이 한국 선수로는 박찬호(34) 밖에 이루지 못한 또 하나의 고지에 도전한다. 그것은 팀내 주축 투수의 상징이랄 수 있는 구단 다승왕 자리다. 지난 3일 필라델피아전서 8승째를 거둔 김병현은 현재 다승 부문 팀내 공동 2위에 랭크돼 있다. 스캇 올슨이 9승으로 단독 선두인 가운데 김병현과 에이스 돈트렐 윌리스가 8승으로 바짝 뒤쫓고 있다. 아직 시즌이 한 달 가량 남아 있는 점을 감안하면 김병현이 추월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5인 로테이션이 꼬박 지켜진다면 김병현은 잔여시즌 동안 약 5차례 정도 추가 선발등판 기회를 가진다. 이 가운데 3승 정도만 추가하면 개인 최초의 시즌 두자릿 수 승리는 물론 플로리다 선수 중 최다승도 노려볼 만하다. 경쟁자들이 최근 주춤하고 있는 것에 반해 김병현은 요즘 페이스가 좋다. 올슨의 경우 지난달 6일 휴스턴전서 9승째를 올린 뒤 내리 3연패를 당했다. 시즌 방어율이 5.76에 달해 김병현에 비해 낫다고 볼 수 없다. 올 시즌 부진한 윌리스도 8월 이후 등판한 6경기서 1승 4패에 그친 데다 그 역시 시즌 방어율이 5점대를 상회할 만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병현의 시즌 방어율은 5.54. 특별히 내세울 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3차례나 이적을 경험하면서도 10승 문턱까지 올라선 점은 분명 고무적이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 가운데 단일 시즌 팀내 다승 1위에 오른 선수는 박찬호가 유일하다. 박찬호는 LA 다저스에 몸담던 지난 1997년(14승) 98년(15승) 2000년(18승) 2001년(15승)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물론 올해 김병현과 당시 박찬호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김병현은 콜로라도 애리조나 플로리다를 거치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또 구원승이 2개나 포함돼 있어 행운도 따랐다. 하지만 시즌 8승 가운데 플로리다에서 거둔 승리가 7승이나 되고, 올해 가장 오랜 기간 몸담은 곳이 플로리다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김병현은 플로리다로 재이적 된 뒤 2연승을 거두었다. 승운이 따르고 있다. 어쩌면 가장 힘들었던 한 해랄 수 있는 올 시즌 생애 최초의 두자릿 수 승리와 플로리다 팀내 다승왕이라는 두 가지 영광을 동시에 안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병현은 오는 9일 오전 4시 55분 필라델피아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9승에 도전한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