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 부대’ 현대, ‘우리 사전에 꼴찌는 없다’
OSEN 기자
발행 2007.09.05 10: 17

“이건 자존심의 문제다. 창단 후 단 한번도 꼴찌를 안했는데....” 현대 유니콘스가 지난 4일 수원 LG전서 8-7로 승리, 갈 길 바쁜 LG의 발목을 잡고 매운 ‘고춧가루 부대’ 노릇을 해내며 ‘꼴찌 불가’를 외치고 있다. 4강권에서 멀어지며 침체에 빠진 현대는 최하위 KIA의 막판 분전으로 자칫하면 꼴찌까지 내려갈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4일 경기서 승리하면서 8위 KIA와 2.5게임차였던 승차가 3.5게임으로 벌어져 한 숨을 돌렸다. 현대는 전임 사령탑인 김재박 LG 감독이 4강행을 고대하며 승리를 갈구했지만 끈질긴 공격력으로 한 점차 승리를 따냈다. 현대 관계자들은 이날 경기 전부터 “LG를 봐줄 형편이 안된다. 우리도 급하다”며 이날 일전을 별렀다. KIA의 맹추격에 최하위로 떨어질 위기에 놓였기에 현대로서도 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관계자는 “1996년 창단 이후 꼴찌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팀이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꼴찌로 떨어지는 것은 자존심이 용납하지 못한다”며 선수단을 독려했다. 사실 현대는 창단 이후 최저 성적이 2005년 7위였다. 1996년 창단 후 현대는 강호의 면모를 과시했다. 한국시리즈 4회(1998년,2000년,2003년,2004년) 우승을 자랑하는 2000년대 명문구단이다.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김시진 감독과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 최하위로 시즌을 마치는 일만은 피하겠다는 각오이다. 비로 연기돼 시즌 최종전으로 광주에서 KIA와 마지막 일전을 남겨 두고 있는 현대로서는 그 이전에 KIA와의 승차를 최대한 벌려놓고 편안하게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는 계획이다. 프로야구에서 ‘꼴찌’란 다음 시즌 내내 따라다니는 ‘꼬리표’이다. 신인지명에서 우선권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혜택을 제외하고는 항상 불명예로 따라다니는 것이 최하위 성적이다. 팀에서는 ‘꼴찌’라는 표현보다는 ‘최하위’로 불리기를 원하지만 팬들이나 언론에서는 ‘꼴찌’라는 단어를 더 쓴다. 현대가 KIA와 벌이는 ‘막판 최하위 경쟁’에서 승자가 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sun@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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