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세인트피터스버그, 김형태 특파원] 김병현(28.플로리다 말린스)의 등판일은 왜 하루 당겨졌을까.
플로리다는 전날 보도자료인 '게임노트'를 통해 김병현이 오는 9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4시 55분 시티즌스뱅크 파크에서 열리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하루 뒤인 6일 보도자료를 수정해 8일 오전 8시 5분 경기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7일 경기가 없는 점이 우선 고려됐다. 예정대로 9일 경기에 나선다면 김병현은 무려 6일 휴식을 취한 다음 마운드에 오르게 된다. 이 경우 컨디션 유지에 미세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선발 로테이션의 다른 투수들도 등판 간격에 지장을 받게 된다. 하지만 8일 등판이 결정됨으로써 김병현은 5일 휴식을 취한 뒤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그보다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팀내 다승 1위인 스캇 올슨 때문이다. 9승으로 플로리다 투수 가운데 최다승을 기록 중인 올슨은 원래 8일 경기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에 따르면 최근 계속되는 부진 탓에 코칭스태프는 올슨의 등판을 한 차례 거르기로 결정했다. 대신 올슨은 11일 워싱턴전에 나선다.
전반기 팀내 최고 투수 가운데 하나였던 올슨은 후반기 들어 갑자기 제 모습을 잃었다. 7월 21일 신시내티전서 8승을 거둔 후 나선 8경기에서 1승 5패에 그치고 있다. 올스타 휴식기 이후 기록은 3승5패 방어율 6.75에 달한다. 8월 이후 6경기에서만 방어율 6.62로 난타를 당하고 있다.
올슨이 시즌 후반 부진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그는 9월 들어 갑작스런 성적의 추락을 경험했다. 지난해 12승10패 방어율 4.04로 플로리다의 '신성'으로 떠오른 그는 8월 방어율 5.73에 그친 데 이어 9월에는 1승3패로 슬럼프에 빠졌다. 이제 빅리그 3년차로 경험이 일천한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올해에도 지난해의 전철을 고스란히 밟고 있는 것이다.
시즌 8승을 거둔 김병현으로선 손해볼 게 없다. 5일 동안 컨디션을 조절한 뒤 상쾌한 기분으로 공을 던질 수 있다. 여기에 1승을 추가할 경우 지난 2003년 애리조나와 보스턴에서 세운 한 시즌 개인 최다승과 타이를 이룬다. 또 올슨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며 팀내 다승왕을 향한 중요한 전진을 하게 된다.
지난 2일 마이애미에서 갈길 바쁜 필라델피아에 '고춧가루'를 톡톡히 뿌린 김병현이 이번에도 필라델피아의 발목을 낚아채며 승리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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