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호의 색깔은 무엇일까'. 오는 9일(한국시간) 새벽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릴 바레인과의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이 6일 오전 '결전의 땅'에 입성한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2007 아시안컵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핌 베어벡 전 대표팀 감독의 사퇴로 갑작스레 올림픽호 사령탑에 앉게 된 박성화 감독은 불과 닷새 만에 지난 8월 22일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1차전을 치러야 했다. 준비할 시간이 워낙 부족했던 탓에 박성화 감독은 뉴 페이스 발굴이나 전술적 변화는 시도조차 하지 못한 채 전임 사령탑의 전술과 선수 구성을 거의 그대로 물려받아 우즈벡전에 나섰다. 다행히 결과는 좋았다. 먼저 실점하며 초반 어려운 경기를 풀어간 한국은 이상호와 이근호의 연속골에 힘입어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아시아 각국이 상향 평준화된 현 시점에서 허술한 준비로는 최종예선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은 뻔한 법. 박성화 감독도 이번 바레인전을 대비해 보다 긴 여유를 갖고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8월 31일 비교적 여유있게 소집된 제2기 박성화호는 현지 적응을 위해 일찌감치 중동으로 이동, 3일에는 카타르와 평가전을 가졌다. 난투극이 벌어지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몇 가지 소득도 있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절대 상대의 심리전에 말려들지 말라는 새삼스런 교훈과 함께 경고누적으로 빠진 이근호(대구 FC)를 대체할 멤버로 발탁된 박주호(22, 숭실대) 등 뉴 페이스들의 기량을 점검할 수 있었던 것. 또한 김승용(22, 광주 상무)과 이상호(20, 울산 현대), 김창수(22, 대전 시티즌) 등 기존 멤버들의 다양한 위치 소화 능력까지 확인했다. 올림픽호 2기 멤버들의 소집 후 약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선수들도 어느 정도 박성화 감독의 지도 철학을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박성화 감독에겐 두 가지 숙제가 있다. 단조로운 공격루트와 허술한 수비 라인을 타개하는 것.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린 뒤 전방 타깃맨이 떨궈주고 2선에서 슈팅을 날리는 플레이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또 수비 불안은 완전히 정착화되지 않은 포백 시스템을 가동하는 한 계속될 문제다. 박성화 감독은 "바레인전이 원정인 것을 감안해 무리한 모험을 시도하지 않겠다"면서 "수비부터 안정시킨 뒤 역습 전략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과연 안정된 수비와 '원샷 원킬'의 효율적인 공격력을 펼쳐보일 수 있을지 바레인전은 박성화 감독의 색깔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yoshike3@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