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현대-삼성전이 우천으로 취소되기 전 대구구장 1루 덕아웃. 이날 현대 선발 투수로 예고된 전준호(32)가 휴식을 취하던 이택근(27, 외야수)에게 말을 걸었다. "택근아, 오늘 잘 해보자. 너 2안타 치고 나 승리 거두고". 올 시즌 5승 7패(방어율 4.55)를 거둔 전준호는 지난 7월 15일 수원 현대전에서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5승째를 챙긴 뒤 낭보를 전하지 못했다. 1승이 간절한 상황. 지난 4일 수원 LG전에서 5타수 4안타를 때린 이택근은 5일 사직 롯데전서 5타수 5안타로 신들린 방망이를 과시하며 7타석 연속 안타 행진을 기록 중이다. 6일 삼성전서 초반 2연타석 안타를 터트릴 경우 지난 2004년 SK 김민재(현 한화)가 세운 9타석 연속 안타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전준호는 "나 후반기 1승도 없어. 남들은 1달 동안 승리 없다고 그러는데 난 3개월째 소식이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며 후배의 선전을 부탁했다. 후반기 첫 승과 연타석 안타 신기록 달성을 위해 의기 투합한 두 선수는 하늘을 원망해야 했다. 경기 시작 30여 분 전부터 먹구름이 드리워지기 시작해 10분 전부터 빗방울이 떨어져 결국 취소돼버렸다. 그러나 두 사람의 굳은 결의가 끝난 건 아니다. 이택근의 안타 행진은 아직 유효하고 전준호는 7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할 계획. 내일 경기서 두 선수가 함께 웃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hat@osen.co.kr 전준호-이택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