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태왕사신기’의 김종학 감독이 화려한 컴퓨터그래픽에만 의존해 드라마적인 이야기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질문에 "30년 연출생활 동안 그림을 앞세워 본적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경영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태왕사신기’ 시사회 겸 간담회에서 연출을 맡은 김종학 감독은 배용준에 대해 “배용준 씨는 한류를 이끌 마지막 주자일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해외수출에 정말 중요한 파트너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광개토대왕이 정말 싸움만 잘하는 사람이냐, 아니면 유비처럼 포용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냐를 중요하게 봤다”며 “어린 나이에 20년도 채 안돼서 엄청난 영토를 확장했던 광개토대왕을 무엇으로 설명해야할까 고민하다 부드러움 속에 카리스마를 생각해냈고 이를 배용준 씨에게서 발견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작업하면서 배용준 씨의 카리스마와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많은 공부를 해 와서 내가 당황할 정도였다”며 “히틀러, 알렉산더와 같은 정복의 왕들보다는 따뜻하고 살아있는, 카리스마 있는 동양의 왕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기자들에게 공개된 1부는 화려한 CG로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내러티브가 다소 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자 김종학 감독은 “지금 본 분량은 24부작 중 인트로일 뿐이다. 앞으로는 드라마가 강조될 것이다”며 “30년 동안 연출을 해오면서 내러티브 이상 중요한 게 없다고 보고 있다. 아무리 영상이 뛰어나도 이야기가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을 제작하면서 한번도 그림을 앞세워 본적이 없다. 그 부분은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1부에서 소개되는 주작, 현무, 백호, 청룡 등 사신과 관련한 이야기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우려와 관련해서도 김 감독은 “사실 그 부분이 나 역시 걱정이다. 물론 정곡으로 풀어낼 수도 있었지만 단지 한국드라마로서의 존재이유보다 세계시장에 진출할 때 우리의 정신세계, 지주의 역할을 하고 있는 사신의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었다”며 “단군, 환웅의 이야기는 다들 알고 있지만 사신의 연결고리를 공부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다음주 첫 방송 때 사신과 환웅, 광개토대왕, 고구려 주몽의 관계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덧붙여 “젊은 친구들은 어쩌면 우리가 걱정하는 것과는 달리 더 쉽고 빠르게 받아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 연속극에 익숙하신 분들에게는 불편한 점이 있겠지만 역으로 생각했을 때 청소년들은 충분히 소화하고 받아들이지 않을까하는 기대와 자신감을 가져본다”고 말했다. '태왕사신기'는 한반도 역사에서 유일하게 광활한 대륙 정복을 통해 한민족의 기상을 드높였던 광개토대왕을 중심으로 한 고구려사를 그릴 예정이며 총 24부작으로 신화시대에서 고구려로 이어지는 역사를 광대한 판타지 서사 드라마로 담아낼 계획이다. 김종학, 윤상호 감독과 송지나, 박경수 작가를 비롯해 배용준, 문소리, 이지아, 윤태영, 박상원, 최민수, 독고영재, 오광록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광개토대왕'은 10일 먼저 드라마 소개와 제작과정, 배우 인터뷰 등을 담은 '태왕신기 스페셜'을 방송한 뒤 11일~13일 1~3부를 연달아 방송하고, 19일부터 매주 수목드라마로 안방극장을 찾을 예정이다. hellow082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