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이트’ ‘여드름’ ‘가래침’. 생각만 해도 약간의 소름이 돋을 만큼 지저분한 것이다. 하지만 이 세가지는 영화 ‘두 얼굴의 여친’(이석훈 감독, 화인웍스 제작)에서 관객들을 폭소케하는 코믹요소로 사용됐다. 먼저 ‘오바이트’. 속이 불편해 먹은 것들을 토하여 내는 이 행위는 놀이공원이라는 장소와 어우러졌다. 구창(봉태규 분)과 아니(정려원 분)는 포장마차에서 오뎅, 순대, 떡볶이를 잔뜩 먹고 놀이공원에서 바이킹을 탄다. 아니는 구창에게 자꾸 더 타자고 조르고, 연신 소리를 지르며 즐거워한다. 하지만 갑자기 아니는 “오빠, 나 속이 안 좋아”라고 고통을 호소하고, 구창은 “토하지 말고 먹어, 먹어”라고 절규하지만 아니는 결국 바이킹 안에서 분출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만다. 비명과 함께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장면이다. 다음은 ‘여드름’. 10대들의 고민 중 하나인 여드름은 ‘두 얼굴의 여친’에서 심각한 상황과 맞물려 웃음을 선사한다. 양아치들에게 돈을 뺏기고 있는 조카를 발견한 구창은 선뜻 나서지 못한다. 하지만 이 때 아니가 겁도 없이 양아치들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입을 틀어막는다. 하지만 아니는 “제가요, 여드름이 거슬려서요”라며 한 남학생의 콧등 위 여드름을 과감하게 짜버리고서는 “아~ 짰다”고 쌍브이를 날린다. 심각한 상황에서 여드름에 집착하는 어뚱한 아니의 캐릭터가 그대로 드러나는 장면이다. 마지막은 ‘가래침’. 늘 하니(정려원 분)에게 당하기만 했던 구창은 하니를 덮친 상태에서 가래침을 늘어뜨리며 약을 올린다. 구창의 가래침이 눈앞에서 왔다갔다하자 하니는 “오빠 이런 사람 아니잖아요”라며 애절한 눈빛을 선보인다. 많은 관객들의 뇌리에 남겨진 ‘슈렉2’의 장화신은 고양이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다. ‘두 얼굴의 여친’은 다중인격을 가진 한 여자와 연애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코믹로맨스. 다소 지저분한 소재지만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하는 코믹명장면들이 담긴 이 영화는 9월 13일 개봉한다. pharos@osen.co.kr
